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쓸고 있는 소요사태로 인해 미국이 9.11테러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테러와의 전쟁’이 차질을 빚고 있다.
중동지역의 민주화 시위와 정정 불안으로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됐다가 중동으로 송환된 테러 용의자들을 추적할 수 없게 된데다, 역내 동맹국 정권이 불안해지면서 테러 대응을 위한 협조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보 당국의 한 관리는 리비아나 예멘 등으로부터 받던 옛 관타나모 수용소 수용자의 소재나 활동에 관한 정보가 줄거나 아예 중단됐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런 테러 용의자들이 알 카에다나 다른 이슬람 단체에 재가입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관리는 "그들은 파키스탄의 알 카에다 중심 조직으로 복귀해 성전(지하드)에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현재 있는 곳에서 알 카에다를 위해 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9.11테러 발발 이후 10년간 알 카에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테러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현지 동맹국 정권과 협력하는 등 테러 대응 체계를 갖추는 데 주력해왔다.
작년 가을 사우디 아라비아가 알 카에다의 미국행 항공기 테러 기도 정보를 미국과 유럽 정보 당국에 알려준 것은 이런 공조체제의 효과를 입증해준 사례였다.
하지만,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서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민주화 시위로 인해 더 이상 테러 용의자들을 추적하기가 어려워진데다 역내 동맹국들의 정권이 불안해지면서 대(對)테러 작전을 위한 지원과 공조도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일부 국가들의 분명한 사유로 인해 협력이 줄어들었지만, 해당 지역 전체적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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