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는 예멘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국가안보위원회는 18일 예멘 전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고 위성 보도채널 알-자지라가 전했다.
바레인 등 중동 여타 국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시위를 강경진압한 점을 비춰볼 때 예멘에서도 더욱 강력한 시위 진압이 전개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예멘에서는 반(反) 정부 시위 중 경찰과 친 정부 시위대의 발포로 41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현지 의료진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독일 dpa통신은 사망자 수가 5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시위대에 따르면 이날 예멘 사나대학 인근 광장에서 금요기도회를 마친 수천명의 시위대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살레 지지자들과 경찰이 주변 건물 옥상에서 총격을 가해 32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앞서 16일과 17일에도 각각 서부 후다이다 지역과 남부 타이즈 지역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이틀간 230여 명이 다치는 등 시위 확산과 함께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예멘에서는 이날 사망자를 포함, 현재까지 80여 명이 시위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의 야당 의원 모하메드 알-사브리는 "정부가 국민들을 학살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학살이 살레의 집권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들진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은 자신의 현재 7년 임기가 종료되는 2013년 이전에는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연말까지 행정부와 입법부 간 권력 분립을 명문화한 헌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지난 10일 밝혔지만 야권은 살레의 제의가 민심을 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개헌 협조 요구를 거부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예멘은 전체 인구 2천300만명 중 절반 가량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연명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난이 심해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는 상태다.
남.북 예멘을 통일 이전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남북 분리 운동도 여전히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지속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알-카에다 세력도 예멘을 신흥 거점으로 삼아 활개치고 있어 치안 불안 또한 극심한 상태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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