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미국은 그의 무덤이 테러리스트들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해 시신을 서둘러 아라비아해에 수장했다.
하지만 은신처였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254호(No 254)’ 주변으로 빈 라덴을 따르는 무슬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5일 현지 분위기를 전하면서 은신처가 위치한 아보타바드가 성지가 될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은신했다가 최후를 맞은, 봉쇄된 254호 문 앞에는 빈 라덴의 흔적을 찾으려는 수백명의 파키스탄인들이 전날 다녀갔다.
저녁 무렵에는 건물 주변에서 마치 지역 축제가 열린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고 음료나 과자 같은 것을 판매하는 발빠른 상인들도 생겨났다.
은신처가 잘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건물의 발코니는 이미 사진 기자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미군 공습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거나 은신처 거주자들의 생활상을 자세히 말해주겠다면서 접근하는 지역 주민들도 눈에 띄고 있다.
더 타임스는 방문객 중 일부는 매우 감동받은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11개월 된 딸과 함께 이곳을 찾은 아흐메드(24)는 "역사의 한 순간을 보기 위해 왔다"면서 "오사마는 이슬람 세계를 위해 싸운 무슬림이었다. 그는 우리의 영웅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일본인, 미국인 등 모든 나라의 관광객이 여기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친구 4명과 이곳을 방문한 줄쿠나인(25)은 "오사마가 동굴에서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이처럼 좋은 주거지역에서 지냈다니 좀 실망했고 믿을 수 없다"면서 "하지만 그렇더라도 오사마는 우리의 용맹스런 전사였기 때문에 다시 이곳을 방문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보타바드 관리들은 "빈 라덴 최후의 장소가 유명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파키스탄은 물론 각국에서 더 많은 관광객이 올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아보타바드는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삼은 뒤 이 지역을 차지했던, 1853년 당시 도시 기반을 닦았던 영국인 제임스 아보트 장군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현지 박물관의 한 경비원은 "많은 관광객들이 요구한다면 빈 라덴을 그린 그림이 박물관 소장품 목록에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하마드 아즈파 니사르 부시장은 "최근까지 이곳은 파키스탄에서 가장 평온한 곳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관광 수요가 생기면서 군 당국이 허용한다면 호텔들이 잇따라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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