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심이 두텁고 순종적이고 16~18살가량의 적은 나이에 몸가짐이 바르고 점잖은 가정 출신이되 무엇보다 참을성이 강한 규수 구함.’
최근 미군에 사살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12년 전 다섯 번째 아내를 구하면서 신붓감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내건 까다로운 조건들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1일 빈 라덴이 5번째 배우자를 찾아나섰던 비화를 소개했다.
예멘 출신으로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활동했던 라샤드 모하메드 사이드 이스마엘은 1999년 9월 초, 빈 라덴의 신붓감을 물색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라샤드는 당시 44살인 수장의 5번째 아내를 찾고자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딱 들어맞는 신붓감을 발견했다.
이름은 아말 아메드 알-사다. 공무원을 아버지로 둔 17살 소녀로 라샤드의 제자이기도 했다.
이듬해 예멘으로 돌아간 라샤드는 남서부 도시 이브에서 아말을 먼저 만나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빈 라덴이 누구인지를 설명하고 그와 결혼하면 미국 추적을 피해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야 한다는 설명도 빼먹지 않았다.
라샤드는 아말이 ‘순종적으로’ 결혼 제안을 받아들이자 그 집안에 5천 달러를 건넸다.
라샤드와 아말 일행은 예멘을 떠나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로 향했다가 중서부 퀘타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빈 라덴의 수하들을 따라 다시 아프간 칸다하르로 옮겨 가는 강행군 끝에 결혼식을 치렀다.
아말은 빈 라덴과 함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은둔생활을 하다 1일 미군 작전에 남편을 잃었다. 당시 미군 특수요원들로부터 남편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파키스탄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
알-카에다 신봉자인 라샤드는 이슬람교의 ‘ardth’(가족 명예)라는 관습에 따라 남편을 잃은 아말과 같은 여성을 돌보고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모든 무슬림의 책무라면서 아말과 그 딸이 예멘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싸우겠다고 밝혔다.
라샤드는 미국인들의 손에 순교하는 것이 빈 라덴의 목표였기 때문에 그의 죽음을 행복하게 받아들였지만 그 피붙이들과 관련된 문제, 특히 여성의 명예를 지키는 문제는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말이 예멘으로 귀국하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그녀의 신병을 미국에 넘겨줄 공산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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