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평화봉사단(Peace Corps.피스코)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여성들이 11일(현지시각) 미 의회 청문회에서 봉사 활동 기간 겪었던 성폭행에 관해 증언했다.
이들은 평화봉사단이 성범죄가 발생한 뒤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고 봉사단원들에게 성범죄 대처에 관한 교육도 시키지 않았다며 성폭행이 피해자 자신의 책임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캐럴 마리 클라크는 1985년 네팔에서 평화봉사단 프로그램 책임자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임신한 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 중절 수술을 하든지 봉사단을 그만두든지 바로 결정하라"는 봉사단 측의 요구를 받고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네팔로 돌아오자마자 정부에서 파견된 직원에게 다시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날 증언한 여성 중에는 베냉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살해된 전 봉사단원의 어머니도 있었다.
캐서린 퍼지는 베냉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딸 케이트가 2년 전 평화봉사단 운영진에 학생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있는 남성 교사에 관한 불만을 이메일로 제기한 뒤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1961년 설립된 평화봉사단은 지금까지 전 세계 139개국에 미국인 20만 명을 자원봉사자로 파견했다.
지금은 77개국에서 8천600명의 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60% 이상이 여성이다.
봉사단 자료에 따르면 2000-2009년 자원봉사자들이 신고한 성범죄 건수는 1천 건이 넘으며, 이 가운데 221건은 성폭행 혹은 성폭행 미수였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아런 윌리엄스 단장은 봉사단이 성범죄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 성범죄 대처방법에 관한 지침을 작성하고 성범죄 피해자의 변호사를 고용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해외 자원봉사자와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 및 대처법 교육을 개선하는 등 필요한 입법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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