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 발언
본보 보도후 불거져
한국의 국회의원이 LA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의 조사를 받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태는 내년 4월부터 도입되는 재외국민 선거 참여를 앞두고 LA 등 미주 지역에서 선거를 의식한 정치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한국의 국회의원과 정당 관계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터져 나온 것이어서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는 한나라당 최경희 의원이 지난 10일 LA 한인타운의 가든 스윗 호텔에서 열린 미주동포 참정권 실천연합회 주최 재외국민 선거관련 궐기대회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해 달라. 한나라당을 도와 달라”고 한 발언(본보 11일자 A3면 보도)을 명백한 선거법 위반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겠다고 17일 밝혔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최 의원이 당시 행사에서 했던 발언이 본보에 보도된 후 LA 총영사관에 파견돼 있는 재외선거관이 당시 행사 참석자 등을 대상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 이를 본부에 보고해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중앙선관위는 정치단체가 아닌 일반 한인 행사에서 정당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254조 2항에 따라 금지돼 있는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돼 최 의원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앙선관위는 현재 영상자료 등 증거를 수집하고 있으며 최근 외유를 마치고 귀국한 최 의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또 민주당의 박병석, 김성곤 의원도 올해 1월16일 홍콩 한인회 사무실에서 열린 한인 대상 재외선거 설명회에서 민주당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중앙선관위 측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전 선거운동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재외선거관을 통한 재외선거 위반행위 적극 단속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고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LA 총영사관의 정철교 재외선거관은 “일반 한인들을 대상으로 특정 정당 지지를 유도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것은 내년 재외선거 실시를 앞두고 걷잡을 수 없는 문제를 야기하고 한인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며 “중앙선관위는 이같은 해외 선거법 위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차단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지지를 표방하며 출범한 ‘한나라 남가주위원회’(위원장 이용태)가 공식 웹사이트에 ‘당 지시사항을 수행한다’는 문구를 올렸다가 중앙선관위로부터 정당법 위반이라는 지적과 함께 시정조치를 요구받고 즉각 이를 삭제하기도 했다. (본보 5월5일·10일자 보도)
한국 정당법 제3조 또는 제37조 3항은 대한민국 정당은 국외에 별도의 지부 또는 당원협의회를 설치하거나 하부조직 운영을 위하여 사무소를 둘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한나라 남가주위원회의 ‘당 지시사항 수행’ 문구가 한나라당의 해외 지부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정당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최경희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0일 미주동포 참정권 실천연합회 주최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최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해달라’는 발언을 했다가 중앙선관위의 조사를 받게 됐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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