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런드, 러닝(run, runned, running)..’
전 유럽을 호령하던 프랑스 황제에서 유배 죄인으로 전락한 나폴레옹은 200년 전 남대서양 한복판의 외딴 섬에서 이렇게 영어 단어들을 끼적거리며 하루하루를 버텼을 것이다.
나폴레옹이 유배지 세인트헬레나섬에서 1821년 숨지기 전까지 수년간 영어 공부에 애썼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공책이 오는 5일 경매에 나온다.
나폴레옹 유품 약 350점을 경매에 올릴 프랑스 업체 오세나트가 31일 공개한 공책 낱장들에는 나폴레옹이 끝없는 지루함과 난해한 영문법에 맞서 고군분투했던 모습이 그대로 나와 있다.
이집트와 이탈리아 원정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첫 유형지인 엘바섬에서도 탈출했던 천재적 군사전략가는 영어에 있어서만은 우수한 학생은 아니었고, "불가능이란 게" 조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적어놨던 영어단어 중에 run의 과거형으로 ran이 아닌 runned가 기록돼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는 얘기다.
오히려 군데군데 보이는 성벽과 요새 설계 낙서들은 그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워털루전쟁에서 영국에 포로로 붙잡혀 결국 세인트헬레나섬에 유폐되면서도 그전까지 영어를 일절 배우지 않은데 따른 후회를 입 밖으로 낸 적은 없었고 그의 부하인 라스 카스 백작 또한 수년동안 기꺼이 그의 영어 공부를 도와주었다.
장 피에르 오세나트 사장은 "평생 영국인들과 싸웠던 나폴레옹이 말년에 이르러서 영어를 배우기로 마음먹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나폴레옹은 그 이전에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도 말했다.
오세나트는 나폴레옹 공책 낱장의 경매가가 9천500유로(1천47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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