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산업이 요즘처럼 어려울 때가 없다. 컴퓨터로 음악을 다운로드 받아서 듣는 것이 보편화하면서 음반가게에서 CD를 사는 사람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번창일로이던 거대 음반회사들은 몇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음반회사들이 같은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콧노래를 부르는 회사가 없지 않다. 독립음반회사인 콩코드 뮤직그룹은 나이든 연령층을 타깃으로 한 덕분에 사업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음악 다운로드 추세로 음반업계 사향 길
‘어른’ 팬들 겨냥한 음반사만 번창 일로
재즈, 록 전문 콩코드사 7년새 10배 성장
전통적 음반 산업이 사향 길로 접어든 요즈음 콩코드 뮤직 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4월만 해도 콩코드는 두가지 큰 계약을 성사시켰다.
우선은 폴 매카트니의 비틀즈 이후 캐털로그의 배급사가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라운더 레코드사를 매입한 것이다. 보스턴 소재의 라운더 레코드사는 ‘레이징 샌드’로 지난 2009년 그래미 최우수 앨범 상을 탄 회사이다.
베벌리 힐스에 소재한 콩코드로서는 앞으로의 위상이 달라지는 계약들이다. 콩코드의 글렌 바로스 사장은 요즘 콧노래를 부른다. 음반업계에서 좀처럼 들을 수 없는 노래다.
“음악 산업의 미래는 아주 밝습니다. 사람들이 훌륭한 음악을 듣고 싶어 하니까요”
그래서 고객들이 음반 사는 데 돈을 쓸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가 생각하는 고객층은 따로 있다. 소위 ‘어른’ 음악 애호가들이다. 콩코드가 타깃으로 삼아온 그룹이 바로 그들이다. 새로 나온 음악들만 쫓아다니는 젊은 층과는 달리 시간을 초월한 정통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 듣는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저스틴 비버 보다는 폴 매카트니 음악 같은 것이다.
음반업계의 거대 회사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한 지금 콩코드는 올해 수익이 1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바로스 사장은 기대한다. 지난 2003년에 비해 10배가 늘어난 규모이다. 당시 50명이었던 직원은 160명으로 늘어났다.
콩코드는 원래 1972년 북가주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콩코드에서 작은 재즈 음반회사로 출발했다. 그리고는 근 30년 동안 별로 눈에 띄지 않는 회사였다. 그런데 1999년 TV 프로듀서로 오래 일해 온 노만 리어가 회사를 사들이면서 콩코드의 앞날이 바뀌었다.
이어 콩코드가 대 전환기를 맞은 것은 2004년이었다. 그해 스타벅스와 손을 잡고 레이 찰스의 음반 ‘Genius Loves Company’를 낸 것이 대성공이었다. 그래미 8개 부문 상 기록을 세우고 320만장 이상이 팔렸다.
아울러 같은 해 콩코드는 재즈 음반회사 팬터지를 매입했다. 2004년의 두 가지 성과가 “우리의 위상을 바꾸어 놓았다”고 바로스 사정은 말한다. 전에는 꽉 잠겨 있던 문이 그들에게 열리게 되었다는 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거장 폴 매카트니로 향하는 문이었다. 매카트니는 1991년 이후 미국에서만 940만장을 판매한 스타 중의 스타이다. 2007년 콩코드와 스타벅스는 매카트니의 ‘Memory Almost Full’을 내며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그리고는 지난달의 계약을 성사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런 승승장구의 배경에는 ‘어른들 마켓’이라는 달콤한 시장이 있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음악을 불법 복제하고 같이 나누기 보다는 직접 CD를 사는 소비자 집단이다. CD 등 현품으로 팔리는 음악 중 28%는 이들 50세 이상 연령층이 사는 것으로 음반업계 조사 기구인 NPD는 밝힌다. 콩코드의 성공이 이렇게 CD나 테이프 등 현품 판매에 의존하는 것은 양날의 칼이 되는 측면도 있다. 우선 대기업들처럼 소비자들의 불법 복제파일 공유로 인해 고전을 겪는 일은 덜하다. 하지만 문제는 CD를 파는 음반가게들이 이제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음반가게가 드물뿐더러 있다 해도 진열장을 대폭 줄여 버려서 소규모 장르 음악들은 공간을 별로 할애 받지 못한다.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 콩코드의 미국 음악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여전히 소규모 독립 음반사인 것이다.
그래서 회사 분위기가 대기업처럼 상업적이지 않고 개인적이라는 것이 음악가들이나 매니저들의 말이다. 콩코드 측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하나 같이 옛날 음악에 깊이 빠진 사람들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대기업이 소규모 독립음반사에 비해 이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우선 자금이 풍족하니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투자를 할 수가 있다. 하지만 독립 음반사는 타깃 집단을 잘 선정하면 승산이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음악장르를 잘 골라서 한 우물을 파면 그 팬들이 돈을 내고 음악을 사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재즈나 록음악 같은 장르는 디지털 다운로드 보다 실제 CD가 더 가치가 있다.
콩코드는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87세로 여전히 콩코드 뮤직 그룹을 이끄는 리어 회장은 지난 달의 라운더 매입 같은 기회가 또 있을 테니 성장은 계속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뉴욕 타임스 - 본사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