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절색의 명기였던 황진이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 주류사회 연극무대에 오른다. 한국의 옛 인물을 소재로한 작품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더군다나 한인 4세가 꾸미는 1인극 공연이라 더욱 화제다.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제니 우씨(30)의 ‘황진이’가 9월1일부터 23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8시 커버시티의 ‘개스콘센터시어터’(Gascon Center Theater)에서 공연된다. 지난 7월 초연에 이은 앙콜 공연. LA타임즈와 LA윅클리는 ‘학식과 미모의 황진이를 감명깊게 표현했다’며 격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황진이’(29 Views of Hwang Chin-I)는 금발에 이국적 미모가 빼어난 제니 우씨의 모노드라마다.
한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씨가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말아....’를 유창하게 암송하며 시조를 읊고 부채춤을 추고 장단에 맞추어 어깨를 들썩이며 천하절색에 절등한 문필을 자랑하는 황진이의 지와 미를 무대에서 고스란히 재현한다.
황진이가 기생이 된 이유, 화담 서경덕 선생과의 만남, 만석선사의 30년 면벽참선을 무참히 깨버리는 이야기등등,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춤과 노래를 곁들여 29가지의 에피소드로 엮어냈다.
이 작품은 우씨의 의뢰를 받아 유명 감독 스티븐 레가윅이 대본을 썼고 한국음악무용예술단 소속의 준 이씨가 가야금과 장고, 단소등의 음악을 연주하며 김동석 UCLA 교수가 의상을 지도했다. 백인 어머니에 한국문화를 까마득히 잊어 버릴 것 같은 4세가 주연을 맡아 한국 고전의 인물을 미주류 사회에 소개하는 것이다.
우씨는 "백인들의 눈에는 내가 아시안으로 보인다. 나의 뿌리가 한인 문화임이 자랑스럽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우씨는 미 연예계 최고의 스타를 꿈꾸는 파트타임 여배우로 황진이 못지 않은 지와 미를 갖춘 재원이기도 하다.
UCLA 예술대학 홍보담당으로 근무하는 그는 UCLA세계예술문화과(World Arts and Cultures)를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의 ‘아메리칸 콘저베이토리 시어터’(American Conservatory Theater)에서 공연예술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에는 제임스 클래벨의 뮤지칼 ‘쇼군’(Shogun)에서 ‘사주코’역을 맡아 브로드웨이에 데뷔했고 지난해에는 싱가포르에서 동양계 최고 연극배우들이 모여 공연한 ‘햄릿’에서 오펠리아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주목을 받는등 연극과 뮤지컬, TV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외증조부가 1900년대 초반 무관으로 하와이로 건너온 양반집 자손"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자신의 뿌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우씨는 샌디에고 아시안비즈니스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칼빈 우씨(CWA 디자인회사 대표)와 미술가 조앤 잉글랜드와의 2남1녀중 장녀로 아직 미혼이다.
입장료는 12달러, 주소 8737 Washington Blvd., Culver City, 문의 및 티켓 예매(310)471-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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