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면충돌 일보직전
▶ 그린안 황제 우즈, 그린밖 황제 핀첨
실력의 황제냐 행정의 황제냐.
새 천년 첫 시즌도 끝물에 접어든 요즘 PGA투어 그린에 난데없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PGA투어의 거의 모든 것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투어행정을 총괄하는 최고 실권자 팀 핀첨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털어놓는 등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나를 ‘홍보미끼’로 써먹어도 분수가 있는 것 아닌가."
우즈는 골프 전문잡지 ‘골프 월드’ 최신호(11월11일자)와의 인터뷰에서 "핀첨은 특정대회에 ‘세계 넘버원 선수’가 뛰어주기를 바랄 때에만 내게 말을 건다"고 얄팍한 장삿속을 비판한 뒤 "실망이 너무 심각해 ‘보다 엄청난 상황’으로 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즈는 또 "나는 PGA투어측이 내 이미지를 그렇게 마케팅과 홍보 목적에 활용하는 게 달갑지 않다"며 "사람들은 그런 속도 모르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핀첨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우즈는 "도무지 대화가 거의 없다"며 "내가 그를 위해 뭔가 해줘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만 그는 ‘이 대회에 나가라 저 대회에 나가라’라고 말을 걸어올 뿐 그냥 인사치레라도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 법조차 없다"고 다시 한번 삭였던 앙금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핀첨은 짐짓 묵묵부답. 대신 그의 오른팔격인 밥 콤스 투어대변인이 나서 "커미셔너와 우즈는 ‘반석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모법답안’을 내놓으면서도 "우즈의 발언이 뭘 뜻하는 지 통 모르겠다"는 말로 거북한 심기를 전달하고 있다.
한편 문제 기사를 보도한 ‘골프 월드’는 우즈가 지난해 셔우드에서 데이빗 듀발과 1대1 맞대결을 펼칠 때 투어측이 우즈의 아버지가 골프카트를 타고 뒤따르는 것을 봉쇄하면서부터 우즈-핀첨 관계도 뒤틀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기’를 품은 우즈는 이후 더욱 가공할 실력을 발휘하며 올해에만 메이저대회 3관왕을 포함해 9승을 올리는 등 스포츠계 최고 스타로 확실하게 자리잡았고 이에 따라 투어측이 그에게 한층 더 매달리게 되고 우즈는 때를 놓칠세라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광고계약을 맺을 때 따지는 것도 많고 돈도 많이 받아내지만 한번 사인한 이상 확실하게 ‘봉사’하는 ‘프로 우즈’ 입장에서 보면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면서 단지 자신이 출전하는 대회의 곁다리 스폰서라도 됐다 하면 온통 우즈를 팔아 잇속을 챙기는 회사들과 이를 방치하는 PGA투어측에 깊은 불만을 가졌을 것이라고 이 잡지는 전하고 있다.
골프계의 최고 스타 우즈와 최고 실권자 핀첨의 갈등은 과연 어디로 튈까. 핀첨의 ‘작전상 외면’으로 아직 불이 붙지 않고 있지만 적극 맞대응에 나설 경우 그린 위의 승부 못지 않은 흥미진진한 자존심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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