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주
▶ 청각장애 이승만은 탈락... 바이닷컴 투어로
최경주가 해냈다.
한인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PGA투어 멤버인 최경주(32)가 지옥의 관문으로 불리는 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마지막날 4언더파 68타라는 집념의 호타를 휘두르며 공동 31위로 뛰어올라 상위 35위(타이 포함)까지 주어지는 내년도 풀타임 투어카드를 따냈다.
4일 라퀸타 PGA웨스트의 잭 니클러스 토너먼트코스(파72쪾6,816야드)에서 벌어진 Q-스쿨 최종 6라운드 경기에서 최경주는 5개의 버디를 잡고 보기 1개를 기록, 4언더파 68타를 치며 6라운드 합계 15언더파 417타로 대망의 2001년 투어카드를 거머쥐었다. 반면 청각장애인으로 1,2차예선을 통과, 투어카드에 도전한 집념의 골퍼 이승만(20)은 합계 9오버파 441타로 공동 151위에 그쳐 바이닷컴투어의 조건부시드를 따낸것에 만족해야 했다.
전날까지 11언더파를 치며 공동 52위를 달린 최경주는 이날 최소한 4언더파를 쳐야 통과가 가능하다는 배수진을 치고 경기에 임했는데 엄청난 중압감에도 불구, 강인한 의지와 자신감으로 끝내 생명선인 4언더파 스코어를 이끌어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십여년 베테런도 무릎이 후들거려 정신을 집중하기 어렵다는 마지막날 18번홀에서, 특히 한발만 삐끗하면 투어카드가 날아가는 절대절명의 순간에서 보여준 그의 집중력은 PGA투어멤버로서의 자격을 입증하고도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감과 집중력을 잃지않았던 이 자세가 결국 그를 PGA투어멤버로 재탄생시켰다.
이날 최경주의 플레이는 한두번을 제외하고 거의 실수를 찾아보기 어려울만큼 완벽했다.백9에서 출발한 최경주는 첫홀(10번홀, 파4)에서 세컨샷을 핀 2피트 지점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15번홀(파4)에서도 핀 3피트지점에 떨어지는 절묘한 어프로치샷으로 두번째 버디를 낚았다.
전반을 2언더파로 마친 최경주는 프론트9부터 마의 4언더파 마지노선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에 들어갔다. 파5 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이날 3언더파로 내려간 최경주는 4번홀(파4)에서 12피트짜리 버디펏이 홀컵안으로 빨려들어가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이날 4언더파이자 합계 15언더파. 드디어 목표선에 도달한 것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파5 6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이 길어 아일랜드 그린 뒤쪽 벙커에 빠졌고 끝내 파세이브에 실패, 첫 보기를 범해 먹구름이 끼는듯 했다. 생명선에서 한타 뒤쳐진 것. 그러나 최경주의 저력도 대단했다. 곧바로 7번홀(파4)에서 세컨샷을 핀 20피트 지점에 안착시킨뒤 득의의 버디펏을 집어넣은 것. 흔들리던 분위기를 뒤바꾸며 희망을 되살린 회심의 일타였다. 최경주도 이를 감지한듯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했다.
하지만 아직도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선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최후의 고비는 파4 9번홀. 드라이브샷이 왼쪽 러프에 빠진 최경주는 세컨샷을 그린앞 20야드 지점에 보냈다. 파세이브면 통과, 보기이하면 탈락하는 절대절명의 고비에서 최경주는 퍼터를 꺼내들었고 첫 피팅은 홀컵 아래쪽 7피트 지점에서 멈췄다. 다음은 운명의 파펏. 최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후들거리는 다리를 고정시키며 침착하게 퍼터를 스윙했고 볼은 잠시후 홀컵속으로 사라졌다. 엄청난 중압감이 최고의 희열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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