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객들과 접촉, 돌고래들에게는 치명적일수도
호모 사피엔스들은 아부에 약한 경향이 있다.
우리 인간들이 수족관의 돌고래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돌고래들은 사람들 앞에서 쉽게 웃음을 짓고, 유쾌해 보이는 동작들을 많이 연출한다.
그러면, 인간들은 돌고래에게 가까이 가서 등을 두들겨주고 지느러미도 만져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돌고래들은 기쁜 일이 전혀 없을 때도 쉽게 웃음을 짓는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인간들은 거의 없다.
최근 멕시코 라파즈 소재 라콘차비치 리조트에서 돌고래 루나가 죽었다.
그런데, 루나는 죽을 때도 웃음을 띠면서 죽었다. 루나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의 바하 남서부 해변에서 생포되어 라콘차비치 리조트로 옮겨졌다.
리조트까지 과정에서 루나는 돌고래로서는 온갖 비정상적인 취급을 당했다.
스트레스에 지친 나머지 조련사들의 손을 물려고 했으나 루나의 항변은 인식되지 못했다. 그 후 루나는 수족관 안에서 유쾌한 행동을 하고 관광객들과 수영을 하도록 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5주일 후 루나가 갑자기 죽었다.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위궤양 및 위염증으로 밝혀졌다.
이 일이 있은 후, 멕시코의 대표적인 환경단체 원헌드레드 그룹은 루나와 함께 멕시코로 유입된 다른 7마리의 돌고래들을 풀어주기를 원하고 있다. 많은 여행객들은 돌고래들이 자기들 때문에 죽어간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현재,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수족관에서 재롱을 떠는 이 바다 포유동물과 가까운 유대를 맺고 싶어하는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게다가 요즘에는 "돌고래와 함께 수영을" 프로그램도 많이 생겨났다. 이런 프로그램은 관광객들에게 150달러 선불예약을 받고, 30분간 수족관 속에 직접 들어가 돌고래와 함께 수영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나마 미국에서는 돌고래 관리를 잘 하는 편이다.
미국은 더 이상 바다의 야생 돌고래를 생포하지 않는다. 또한, 수족관 속의 돌고래들의 하루 업무량을 2시간 이하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족관 내부에 돌고래가 인간들로부터 격리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표준들을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기대하기란 무리다.
쿠바에서 잡히는 많은 돌고래들은 대부분 카브리해 연안의 수족관들로 팔려간다. 쿠바에서는 어부가 돌고래 한 마리를 암시장에서 800달러에 팔 수 있는데, 이는 쿠바 노동자의 일년치 소득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일단 잘 훈련된 돌고래 한 마리는 카브래해 연안의 수족관에서 하루 1,500달러의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
문제는 수족관 속의 많은 돌고래들이 혹사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소독된 물과 인간과의 과도한 접촉 때문에 고통받는 돌고래 케이스가 몇 차례 보고된 바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마나티 팍은 세계적으로 가장 논란을 빚고 있는 수족관이다.
마나티 팍에서는 다섯 마리의 돌고래들이 수면위로 점프할 때마다 두 대의 대형 스피커에서 귀청을 찢을 것 같은 테크노 음악이 울려 나온다. 그 다음, 인간과의 접촉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돌고래들은 셀린 디온이 부르는 발라드 음악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관광객들의 손끝에 노출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마친 후, 돌고래 비키는 관광객 승객을 끌고 넓이 10야드 길이 17야드의 풀장을 수영하다가 조련사에게 돌아간다. 조련사가 상품으로 물고기 두 마리를 주기 때문이다. 그 다음, 비키는 자신의 등을 만져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6명의 수영객 그룹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이러한 접촉 프로그램은 돌고래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줄 뿐 아니라, 심지어 인간들의 안전문제도 제기한다.
이에 대한 축적된 자료는 아직 공개된 바 없다. 하지만, 1995년 미국에서 나온 한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잘 체계화되지 못한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들 중에는 간혹 인간들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때도 있다고 한다.
또, 영국의 ‘고래 및 돌고래 보존협회’는 도미니카의 마나티 수족관에서 세 마리의 돌고래가 인간들을 공격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우려가 점증함에 따라, 일부 수족관들은 돌고래들을 편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중에 플로리다의 키 라르고 돌핀 플러스는 수족관의 한쪽을 바다에 직접 연결시켜 놓았다.
또, 올란드의 디스커버리 케이브에서는 전시용 수족관 외에 별도의 돌고래 안식처를 만들었고, 특히 병든 돌고래들을 위한 의료용 풀장을 설치했다. 여기서는 70명 이상의 인력이 병든 30여 마리의 돌고래들을 보살핀다.
보존단체들은 관광객들에게 돌고래 접촉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돌고래가 인간의 애완동물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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