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8일자 “나도 한마디”에 실린 “이제는 1.5세들 재평가할 때다”의 내용 중 가정상담소 이사진 및 직원들의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줄 부분이 있어 이에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그 글의 필자는 “이번 한인 가정상담소 문제도 결국은 실력으로 준비가 된 줄 과대평가 되었던 1.5세들에게 맡겼다가 파산직전에 다다른 것이라고 나는 해석한다.”라고 쓰고 있다. 과연 이 근거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 이 분의 글 어디에도 이분이 가정상담소에 관계했거나 참여했다는 내용은 없다. 물론 구체적 사례 역시 제시되지 않는다.
이 분은 한인가정상담소가 1세와 1.5세, 2세들이 어우러져 이사진과 직원 자리에 골고루 분포 되어있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오늘의 재정적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 문제에 있어서는 1세, 1.5세, 2세, 심지어는 3세 할 것 없이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도 알지 못함이 분명하다.
이 글은 ‘일부 부모들’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전체의 맥락을 통해 마치 1.5세들은 부모들의 희생으로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버릇없고 영어도 못하고 한국말도 못하는 어정쩡하고 문제 있는 세대로 묘사했다. 이분은 평소 젊은 세대들에게 품어왔던 불만을 모두 토로하는데 1.5세를 희생양으로 삼기로 한 듯 글을 이어간다.
“...한인 커뮤니티에는 영어다운 영어가 아닌, 한국식 영어를 쓰는 1.5세들도 꽤 있다는 것을 우리 부모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왜 모르겠는가. 우리 모두가 이 사회에서 얼마나 힘들게 적응하고 살아가고 있고 그 가운데 가장 큰 걸림돌이 언어라는 것을. 한국에서 이민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영어가 자유롭지 못한 젊은이들은 나이만으로 무조건 1.5세에 포함시키면서 그들이 뒤늦게 낯선 곳에 와 정착하며 배우는 영어를 이런 식으로 폄하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분의 글을 읽으면 영어다운 영어를 구사하는 1.5세가 한국어다운 한국어 역시 구사해야만 제대로 된 1.5세의 기준에 부합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 준다.
“...우리가 상상했던 만큼의 실력을 쌓지 못한 우리 자식들을 과대평가했던...”이라는 표현에는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이 분은 세대간의 문제나 부모자식간의 갈등 등 어느 정상적인 일반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잘못된 예를 곁들이면서 1.5세의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나는 이분이 말하고자 한 ‘1.5세의 과대평가’에 대해 수긍하는 면이 있다. 그렇지만 이분의 경우는 본인의 경험이 마치 1.5세의 전부를 경험한 것인양 이들을 비판한다. 만약 이분은 힘들게 일하는 부모 밑에서 좋은 차는커녕 아르바이트를 하며 차도 없이 학교를 다니고 한국과 미국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중언어에 능하고 한인사회에 들어와서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인 1.5세와 함께 자원봉사를 했다면 이분의 1.5세의 평가는 전혀 달랐을 것이라고 믿는다.
결론적으로 이분이 바라보는 문제는 개인의 경험이고 판단이다. 이러한 문제는 다양성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1세와 1.5세 관계를 벗어나더라도 이분이 제시하신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잘되는 단체, 잘 못되는 단체, 헌신적인 사람들, 이기적인 사람들, 양쪽을 잘 아는 사람들, 양쪽을 모르는 사람들. 그러나 본인 주장의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한 단체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지나친 처사임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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