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회하다 어려울 때면 방에 걸려 있는 예수님의 성화를 보며 위로 받는다. 가시 면류관 쓰신 고통을 견디시는 그 모습! 한참 깊은 명상에 사로잡히다, 윌셔 거리의 빌딩에 그려진 마하트마 간디의 그림을 보려 차를 몰고 나가 가냘픈 간디의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용기를 얻곤 한다.
이 두 분은 내 영적 스승이요 정신적 지주이다. 예수는 인류를 구원했고 간디는 인도를 구원했다. 어느 기자가 당신은 인류를 사랑하십니까? 동족인 인도를 더욱 사랑하십니까? 라고 질문했을 때 그는 “인류를 사랑한다. 그러나 조물주가 자기를 이 땅에 보낸 뜻은 영국에 압박을 받는 조국 인도를 위해서기에 내 동족 인도를 더욱 사랑한다”고 했다.
내가 노회장으로 있는 금년에는 임원회를 호텔이나 식당이 아니라 꼭 우리교회 당회실에서 모이게 했다. 첫째로 교회와 노회의 모든 안건을 호텔이나 식당에서 논의하는 것이 덕스럽지 못할 뿐 아니라 둘째로 성도들의 귀중한 헌금을 아끼기 위해서이다. 회의를 마치면 식대가 싼 순두부 집에서 임원들과 식사하곤 했다.
임원 9명이 먹으면 65달러 정도다. 100달러를 주면 35달러를 돌려준다. 나는 팁으로 수고한 웨이트리스에게 주곤 했다. 어느 임원이 “노회장님 왠 팁을 그렇게 많이 주십니까? ”라고 묻는다. 나는 “동족이니까”라고 대답한다.
얼마 전 탈북자라고 멕시코 국경수비대에 잡혔든 청년 두 사람 우리교회가 LA로 데리고 와 뒷바라지했다. 경제적으로 큰 뒷바라지였다. 그런데 그 두 청년이 탈북자가 아니고 조선족이었다. 장로님들이 “목사님 또 속으셨어요”라고 나무란다. 나는 그래도 “그들도 우리의 한 핏줄기인 동족이지요”라고 했다.
우리 교회 부목사가 “엑소더스 21”이란 탈북자 돕기에 앞장서 일한다. 교인중에 여러분이 부목사가 교회일보다 자기 일만 하고 다닌다고 불평이다. 나는 그들에게 그래도 동족을 위해 일하지요 라고 한다. 우리는 제 동족을 더욱 믿고, 사랑하며, 아끼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좀 허물이 있고 잘못이 있다해도 이해하고 용서하며 돕고 살 때 우리 주변이 얼마나 훈훈하고 향기롭겠는가.
얼마 전 한국에 부흥회를 인도하려 나갔다. 밤 12시30분 비행기에 나는 2등 좌석이었다. V.I.P. 대기실에 있다가 탑승하려 나가니 어느 80대 고령자가 휠체어에서 아주 아파하고 있었다. 비행기는 초만원인데 저분이 얼마나 한국까지 13시간 비행하며 고생스러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환갑이 넘은 지 오래지만 건강하지 않은가.
애들이 “아버지 건강 생각하셔서 이제는 이코노미 좌석을 타지 마시고 비즈니스 클래스 타세요” 하면서 요금을 갑절이나 주고 산 2등 좌석을 그분에게 내주고 나는 뒷좌석으로 가 두시간 정도 비행하는데 스튜어디스가 오더니 “목사님 저를 따라 오십시오” 하며 내 작은 짐을 자기가 들고 앞서간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기장이 목사님을 1등석으로 모시랍니다”라고 한다. 40년 간 수없이 비행기 탔지만 1등석은 처음 타 봤다. 넓은 좌석에 모 재벌회장과 모 장관 그리고 모 대사와 나 네 사람이 편히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동족끼리 서로 사랑하면 수지 맞는 일도 있는가 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