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나는 모 일간지에 노인상조회의 통합과 젊은 세대의 운영 참여를 주장하는 글을 실었다가 기득권 노인들로부터 호된 반발을 산 일이 있다. 한인사회에서 이제 상조회가 젓이 뿌리박고 있고 웰페어에 의존하는 한국 노인들의 유일한 장례비 염출 수단으로 한몫을 하고 있는 사실을 나는 부인하지 않는다.

상조회에 가입하여 매월 불입금을 납부한 회원들 중 사망한 회원들은 그 유족들을 통하여 이 혜택을 받았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제부터 상조금 혜택을 받게 되는 회원들(1만5,000명 구좌가 상회할 것으로 추산)은 자기가 죽을 때까지 수년 또는 십 수년일지도 모르는 긴 기간을 회비를 내고 기다려야만 하는데 과연 믿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그 기간 내에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상조회가 문을 닫거나 상조금 지불 불능사태 또는 회원수의 감소로 상조금 액수의 인하 사태가 발생할 걱정은 놓아도 되는 것인가? 만일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떤 구제 받을 보호막이라도 있는 것인가? 근래에 이와 같은 우려를 할만한 사태 조가 표면에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회원 사망시 상조금 지급 금액은 당시의 회원 수에 근거하여 산출되고 지급되기 때문에 이 상조금의 안정적 지급을 위하여는 회원수의 적정선 유지가 선행적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신규회원의 가입이 갈수록 저조해지면 상조회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공인되는 상조회 유지 최소회원 수의 마지노 선인 1,000명선과 상조금 수령액의 마지노선인 1만달러($10x1,000명)선이 무너질 때 상조회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교훈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고 실제로 그런 위기에 처해 있는 상조회가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사태를 막거나 연장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또는 회원 숫자를 늘려 수입을 늘릴 목적으로 회원가입 연령을 80세 또는 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여 사망률을 높여 기존 회원들의 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사례는 거의 모든 상조회의 일반적인 상조회 운영 기법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이민 역사가 해를 더 할수록 한인들의 미국 적응도도 높아져 이제는 떳떳이 일하고 세금 내며 법이 보장하는 노후대책을 선호하는 현재의 65세 전후의 노인들이 예전 같으면 노인 상조회 회원후보가 되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와 같은 추세가 점차 신규회원의 자원 고갈이라는 상조회의 종점을 예고하는 것이다.

상조회 운영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 위기는 더 앞 당겨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론의 질타에 아랑곳없이 한 사람의 유일체제 밑에서 외부와는 굳게 담을 쌓고 회장과 집행부의 독선으로 운영되는 단체가 어찌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회계장부에는 아직도 교통비, 복리후생비, 회의비, 섭외비, 접대비, 판공비 등등 한국에서 전에 많이 들어본 명목을 나열하여 공금의 사용처조차도 불분명하다.

결론적으로 불행한 사태를 미리 막고 회원의 손해와 이로 인한 혼란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상조회의 통합이 논의되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하여 젊은이들도 노인들 하는 일이라고 구경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장례비나마 자식들의 짐이 되지 않도록 노년을 바치고 있는 어려운 한인 노인들을 위하여 한몫을 해야만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집행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유능한 젊은 지혜와 아이디어가 모아져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하여 완전히 독립된 이사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