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때 하와이로 이민와 정작 학창시절에는 공부에 흥미가 없었어요. 하와이대에 진학해 하와이퍼식픽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변호사 사무실에 취직했어요. 그곳에서 일하며 언어장애로 고생하는 이민자들에게 변호사로서 제가 할 일이 많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지요"
여자나이 34살, 당시 결혼 7년째 접어들었던 한 주부가 어느날 5살,3살짜리 고만고만한 어린 것들을 떼어두고 시애틀대학교 법대에 진학한지 3년만에 하와이주 변호사 자격시험을 한번에 통과하고 변호사로서의 새 인생 출발을 계획하고 있다. 주인공인 의지의 한국인 김명숙(37, 미국명 캐시)씨와 부군 김한용(43)씨 가족을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만나 보았다.
"남편의 적극적인 외조와 시댁식구들과 친정부모의 협조와 성원이 없었으면 엄두도 못낼 일이었어요. 3년만에 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7월 시험을 칠때만해도 확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난달 28일 합격통지서를 받고보니 제가 정말 해냈더라고구요"
남편의 흔쾌한 허락에 힘입어 과감하게 보따리를 꾸려 시애틀로 떠난 김씨는 그러나 한창 엄마손이 필요한 나이의 어린것들을 떼어놓고 혼자만 떠나왔다는 자책감에 하루라도 어린것들의 전화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공부가 되지 않았다고 전한다.
그러나 공부에 매달리는 김씨는 그래도 나은편. 하와이에 남은 가족들은 지난 3년간이 정말 견디기 힘든시간이었다. 막상 아내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선뜻 외조를 약속한 남편이었지만 3살, 5살 어린것들을 데리고 홀세일 비즈니스를 꾸려가며 남자 혼자 살아간다는 현실이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한다.
부군 김씨는 "덕분에 지난 3년간 몸무게가 10파운드나 빠졌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김씨는 한번도 아내에게 학생으로 외유를 허락한 자신의 결정을 후회해 본적은 없다고 한다.
"집사람이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우리 부부에게 지난 3년간 시간은 결코 헛된것이라고 생각치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그리고 비록 결혼한 주부이지만 자신이 하고싶은 일에 후회없이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부부가 젊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으니까요." 다분히 한국적인 사고방식의 잣대로 보면 자신은 ‘팔불출과’에 속한다는 사실을 안 김씨는 "3년간 많은 오해를 받았지만 집사람이 공부하러 갔다는 사실은 가까운 주변사람외에는 얘기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3년간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며느리로서 제 역할에 휴직계를 내고 외도하고 왔으니 앞으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요즈음은 아이들과 더불어 남편과 3년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적응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변호사자격시험을 통과했으니 당분간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변호사로서의 진로는 천천히 생각해 볼 예정이라고 전하는 캐시 김씨는 남편과 가족들이 자신에게 베푼 한없는 사랑과 믿음 그리고 성원을 앞으로 변호사가 되어 커뮤니티를 위해서도 함께 나누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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