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온리 지역 46에이커의 대지에 새 성전을 건립중인 워싱턴 한인 천주교회(임승철 신부)의 ‘김치부대’ 할머니들이 성전기금 마련을 위해 맹활약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60대 이상의 할머니들로 구성된 안나회 소속의 ‘김치부대’할머니 20여명은 매주 금요일 이른 아침 성당 식당에 나와 김치를 담그는 작업을 6년째 계속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매주 담그는 김치는 배추(50파운드 박스) 10박스, 무 2박스, 총각무우 3-4박스, 파 1박스 등 그 양만 해도 방대하다. 할머니들은 목요일 저녁이면 배추와 무를 다듬어 절이고 사전 작업을 마친 후 금요일 아침 일찍 배추를 씻고 절여 속을 버무려 넣는 작업을 한다. 김치의 종류도 통김치, 막김치, 총각김치, 깍두기등으로 다양하며 여름에 한번 성당 텃밭에서 키운 무공해 열무김치는 없어서 못 팔 정도.

김치에 들어가는 고춧가루 역시 성당 뒷마당 텃밭에서 수확한 무공해 고추를 따서 갈은 것과 마른 고춧가루를 섞어 사용, 개운한 맛을 자랑한다.

할머니들이 만든 김치는 한병에 10달러, 총각김치는 12달러에 팔리며 김치를 한번 맛 본 외부인의 주문도 심심치않다고 전한다. 김치부대 할머니들의 정성어린 수고로 만들어지는 김치를 통해 봉헌되는 성전 건립 기금은 매달 2,000달러 정도.

성당 인근 스펠만 노인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최안나(76)할머니는 "할머니들이 성전 건축에 뭔가 도움이 될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김치부대를 만들게 됐다"며 "건강이 허락해 김치를 만들어 성전 건축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과 감사를 느낀다 "고 말했다.

한편 매주 일요일 미사가 끝나는 점심무렵이면 성당 앞마당은 애호박, 깻잎, 호박잎, 부추, 상추등 신자들이 직접 재배한 야채류와 각종 튀김, 오뎅, 파전 등의 먹거리를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장터’가 열린다. 마당 한켠에는 그 옛날 먹던 추억의 붕어빵 판매 코너도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또 구내 식당에는 매주 비빔밥, 육계장, 비빔국수등 일품요리가 3달러에 제공되고 있다.

성당내에서의 모든 판매는 성당 구역부별로 돌아 가며 맡아 전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달에 두 번, 격주로 마련되는 이발, 미용실에서 나오는 수익금 전액도 성전 건축헌금으로 봉헌되는 등 전(全)신자들이 온 힘을 다 모으고 있다.

임승철 주임신부는“온 교우들이 새성전 건립에 한마음 한뜻으로 임하고 있다"며 "베이비 시팅을 해서 받은 돈을 내놓는 나이드신 할머니와 빠듯한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성전기금을 봉헌하는 신자들의 정성이 눈물겨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임 신부는 성전이 완공된 후 교육관과 노인아파트, 한인 가톨릭 피정 센터 등을 건립, 종합적인 코리언 커뮤니티 센터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인천주교회는 지난해 6월 성전 기공식을 가진 후 오는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새 성전은 총 4만 2500 스퀘어피트에 750석 규모로 성전과 다목적 친교실을 갖추고 있으며 사제관과 교육관은 내년 착공예정이다.
정갑진 성전건축위원회장은 "성전 건립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800만 달러로 현재까지 450만 달러를 모금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성전부지내 3.75에이커에 건설되는 ‘김대건의 집’으로 명명될 노인아파트는 연방 주택 도시개발부(HUD)로부터 621만 4,000달러의 지원금을 받아지상 3층 규모로 총 76세대가 입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