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한 마리 잡으려고 초가 삼 칸을 태운다’는 말이 있다. 테러 사건의 주모자인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의 지금 입장이 바로 이런 형국이 아닐까. 미국은 지금 빈 라덴을 체포, 또는 사살하고 배후의 테러조직과 후원국인 아프칸을 소탕하기 위해 군사, 외교, 정보에 관한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는데 잘못하다가 빈대 한 마리도 못 잡고 초가 삼 칸을 태우는 일은 없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21세기 전쟁은 아프칸 사태만을 생각해서는 안될 정도로 그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 적을 향해 포를 맞대고 쌍안경을 보고 싸우는 시대는 이제 지나가 버렸다. 이제부터의 전쟁은 무력으로만 이기는 시대가 아니라 그야말로 정보전의 시대가 도래했다. 서로 맞붙을 만한 수준의 국가인 소련과 미국이, 아니면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한다 하면 옛날의 공중에서 첩보 비행기를 통해 정보를 얻고 쌍안경으로 적을 보고 하던 시대와는 달리 인공위성으로 오는 정보로 미사일을 쏴 한방에 끝을 내는 그야말로 기막힌 시대이다. 그런데 비해 지금의 아프칸 전쟁은 미국이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미사일을 쏴 목표물을 파괴하고 이를 텔레비젼을 통해 보고 국민이 쾌재를 느끼는 그러한 수준이 아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아프칸은 이미 지난 10년 전 구 소련이 10년간 하던 전쟁에서 이미 다 부수어 놔 이런 무기로 더 이상 부술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 아프칸은 세계에서 가난하기로 꼴지 가는 나라이다. 그런데 이 나라에 있는 3000여 개의 지하동굴에는 사람이 들어가 기거하면서 전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되어 있고 비상시를 대비, 뒤로는 비행장까지 연결되는 통로까지 만들어져 있다 한다. 더구나 이 나라 사람들은 산길을 타는데도 귀신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미국은 동굴 속에 숨어 교묘히 피해 다니는 빈 라덴의 소재를 찾기 위해 맹 추적을 하고 있다.
옛날에는 홍두깨로 황소를 두들겨 잡는 전쟁이었는데 이번 이 전쟁의 개념은 ‘송곳’ 가지고 ‘벼룩’ 잡는 형태의 전쟁이다. 그러니 얼마나 정밀해야 되고 힘이 들일인가. 동굴에 아무리 폭탄을 쏟아 붓는다 하더라도 왕창 두들겨 부술 게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무엇이 있겠는가. 옛날 이라크와 하던 때의 전쟁을 생각해서는 안될 일이다. 국민들이 하는지도 안 하는지도 모를 정도의 전쟁밖에 안되니 참으로 어려운 노릇이다. 지금 미국의 저력으로 퍼부으려고 하면 솔직히 견뎌낼 만한 게 어디 있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하루 저녁에 미사일을 쏘고 난 후 아침에 일어나 보면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 후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인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생화학테러 전쟁. 소위 군대에서 쓰는 화생방으로 그 위력은 사용 시 엄청난 인구가 몰살당하는 무시무시한 힘을 갖고 있다.
지금 미국은 제 2의 테러 설, 아프칸의 핵무기 보유 설 등 폭풍 전야에 약올리는 빈대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성난 노도처럼 아프칸에 군 병력과 특수부대를 투입하고 막판의 정보, 외교전에 혈안이 되고 있다. 정보수집 목적으로 요즘 개발된 몇 가지 신무기가 있다는데 그 중에는 참새 모양으로 적의 동태를 알아내기 위해 언덕이나 건물 밑에 ‘호르르’ 던질 경우 그 물체가 그 곳에 숨어있는 내용물을 전부 컴퓨터에 입력, 인공위성과 연락해 치고 싶은 것에 그대로 폭탄을 투하시켜 박살내는 무기도 있다 한다.
미국은 아마도 이 것을 이번 아프칸과의 전쟁에서 쓰지 않을까. 갈수록 전쟁의 양상은 과학적으로, 그리고 컴퓨터까지 동원되는 쪽으로 급격히 변화되고 있다. 아마도 언젠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서로 퍼붓고 하다 결국은 승부도 없이 서로 다 몰살되는 그런 결과를 나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전쟁이 났다하면 옛날같이 피난이고 뭐고 없이 그 자리에서 작살난다 각오하고 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인간의 두뇌로 만든 문화와 과학문명에 의해 인간이 스스로 망하는 어이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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