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의견이나 이해관계가 타협으로 해결되지 못할 때 폭력수단에 호소하는 행위이다. 처음에는 언어폭력으로 시작하여 점차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고 더욱 강렬해지면 흉기나 무기가 사용된다. 보통 싸움에는 사회적인 제어장치가 있다. 학생들의 싸움은 선생님이, 자녀들의 싸움을 부모가 제압할 수 있다. 또 개인과 집단의 싸움은 법의 심판에 의해 가려진다. 경찰력, 사법제도가 제어장치이다.
그러나 주권을 가진 국가간의 싸움, 즉 전쟁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제어수단이 없다.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가 전쟁을 말리려고 하겠지만 그래도 전쟁을 한다면 속수무책이다. 유엔이 어떤 제재를 결의할 수는 있지만 제재할테면 하라고 버티면 어쩔 도리가 없다. 결국 국가간의 전쟁은 승패로 결판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이다. 승전국은 정의이고 패전국은 사악, 그 자체가 된다. 전범 재판은 이긴 나라가 진 나라의 통치책임자를 재판하여 처형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전쟁에서 진 나라는 이긴 나라의 영토에 병합되었고 백성들은 노예가 되었다. 가까운 예만 보아도 일제하에서 우리 민족이 겪은 수난과 해방과 함께 일본인이 겪은 수모를 비교해 보면 전쟁의 승패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9.11 테러사건 직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을 시작으로 드디어 반테러전쟁을 시작했다. 이 전쟁은 9.11 테러 주범인 빈 라덴과 그 후원자인 아프간 정권을 제거하는 것이 1차적 목표이지만 그밖의 모든 테러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차원의 전쟁이므로 부시대통령의 말 대로 「새로운 전쟁」이다. 과거 제국주의 전쟁이나 이념적 대결시대의 냉전과는 확연히 다른 차원, 즉 전선없는 테러와 반테러의 전쟁인 것이다.
이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여 국제 테러조직이 소탕되고 어느 나라도 테러집단을 지원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면 21세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질서가 꽃을 피우는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이룩된 현대문명의 소산, 이를테면 민주주의, 자유경제, 국제교류의 전성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이번 반테러전쟁에 서방 선진국과 일본이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미국이 테러세력의 뿌리를 뽑지 못하고 오히려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게 될 경우 세계는 어두운 혼란시대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미국은 생존의 위협 앞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개인의 자유와 민권을 제약하게 될 것이고 경제마저 허물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같은 미국의 붕괴는 미국에 그치지 않고 세계의 붕괴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만인대 만인의 투쟁이 아니라 만국대 만국의 투쟁시대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테러와의 전쟁이 장기화 되면 그 성격이 변질되어 기독교권인 서방국가 대 회교권인 이슬람국가간의 전쟁으로 확대되거나 러시아나 중국 중 어느 나라가 이슬람권에 가담하여 3차 대전으로 발전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것은 바로 세계의 종말과 다름없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리고 그것도 빠른 시일 안에 이겨야 한다. 세계의 운명과 인류문명의 운명이 이 전쟁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각자의 운명이 걸린 전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 가치관, 우리의 생명과 재산,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시대의 문명, 그리고 미래가 모두 걸려 있다. 이 새로운 전쟁은 결코 미국만의 전쟁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전쟁인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전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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