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1일 테러 사태 이후 온 미국인들이 성조기를 걸고, 범퍼 스티커를 사서 다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자동차 번호판을 주문했다.
테러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 생각들 가운데 맞춤제작 자동차 번호판도 하나의 작은 지류를 형성하고 있는데 차량국 기록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만 911과 SEPT, WTC, NYPD, NYFD를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이리 저리 조합시킨 번호판이 스무댓개가 넘는다.
어떤 사람은 세계무역센터를 기억하자는 말을 7자로 줄여 ‘RMBRWTC’라고 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11SEPT1’’SEP11TH’’91101NY’’9FDNY11’등 최소한 22개의 비슷한 말을 생각해 냈다.
LA 카운티 소방관인 로버트 옐렌(39)은 사태 발생 2~3일 후, 자기가 타고 다니는 도요다 트럭에 ‘11SEPT’ 번호판을 달았는데 자기 차를 보고 경적을 울리거나 불을 비치거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사람들을 보고 잘한 일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가끔 신호 대기에 서있으면 ‘번호판 마음에 든다’고 말을 거는 사람들이 있어요. 처음엔 혹시 나를 테러리스트로 오해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차량국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테러사태 관련 번호판을 신청해 받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받지 못했는지 통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9가지 종류의 배경판중 하나에 원하는 메시지를 적어 넣으려면 신청하는데 몇십달러의 돈이 들며, 내용이 불쾌하거나 음란하지 않으면 대부분 허락된다.
이런 현상은 캘리포니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뉴욕주에서는 사태 발생후 불과 몇 분만에 ‘WTC911’을 신청한 사람이 나왔다고 뉴욕주 차량국 대변인 맷 번스는 말한다. 이 번호는 9월11일 정오 이전에 접수됐고 이어 며칠 사이에 비슷한 신청이 수백건 들어왔다.
그러나 뉴욕주는 9월11일과 관련된 번호판을 최소한 현재까지는 발행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때문으로 "그 많은 신청 중 아직 하나도 처리된 것이 없다"고 번스 대변인은 말한다.
워싱턴 DC의 경우에는 아직 테러사태와 관련된 기념 번호판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차량국 대변인 레지나 윌리엄스는 말한다. 그러나 버지니아와 뉴저지주는 테러사태 관련 번호판들을 여럿 발행해 주었고 뉴욕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9월11일을 주제로 한 배경판 발행까지 고려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허브 웨슨, 데이브 칵스 하원의원이 이 달에 배경판 발행 법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디자인은 전주내 고교생들을 상대로 모집할 것이며 신청비 50달러에서 발생하는 수입은 이번 사태로 부모를 잃은 캘리포니아주 어린이를 위한 장학금과 법집행 당국의 향후 테러 대비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미 테네시, 플로리다와 코네티컷주는 ‘유나이티드 위 스탠드’ 깃발 디자인을 승인했으며 미시간, 일리노이, 아이오와주는 9월11일 사태와 관련된 다른 디자인을 채택했다.
테러 발발 직후부터 자신의 모터사이클에 성조기를 달고 다니던 엔시니타스 거주 짐 프레테(37)는 그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SPT1101’이란 새 번호판을 신청해서 달고 다닌다. 몬트레이 팍에서 소방관으로 일하는 켄 레저(31)는 ‘911FDNY’란 번호를 신청했지만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 버려 대신 ‘9FDNY11’를 2개월 전에 산 1999년형 포드 픽업에 붙였다. 소방서 동료들은 대부분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부는 진짜 번호판이 아닌 줄 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런 끔찍한 일이 있었던 날을 가리키는 번호판을 원하지 않는다. 뉴저지의 한 운전자는 테러 사태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의미 있기 때문에 달고 다니던 ‘SEPT11’라는 번호판을 9월14일에 차량국에 반납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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