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숏트랙 김동성‘엉터리판정’ 희생
▶ 네티즌들 오노 살해협박…FBI 수사나서 한국팀, 심판제소·폐막식 불참 고려
20일 밤 열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미터 결승전에서 1위로 골인한 김동성 선수의 실격판정에 대해 많은 한인들이 ‘금메달을 빼앗겼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네티즌들이 금메달을 딴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에게 살해위협 등 협박성 이메일을 보내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고, 한국 선수단은 억울한 금메달을 되찾지 못하면 오는 24일 올림픽 폐막식에 불참할 것을 고려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TV를 통해 김 선수의 골인장면을 목격한 한인들은 ▲김 선수가 선두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심판이 선언한 진로방해의 상황이 아니었고 ▲심판이 오노 선수의 제스처에 속았으며 ▲미 언론들까지도 심판판정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음을 들면서 분명한 판정잘못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한인들의 항의전화는 본보를 비롯한 언론사에 빗발쳤는데 LA에서 스포츠클럽을 운영하는 수지 임(56)씨는 “지난 1,000미터 쇼트트랙의 안현수 선수 경기 때도 석연치 않은 판정을 하더니 이번엔 김 선수의 금메달까지 빼앗아 갔다”며 “한국이 약소국이라고 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분개했다. 유학생 이승철(30·칼스테이트 LA)씨는 “오노 선수에게 금메달을 달아주던 김운용 IOC위원과 우리 선수단 집행부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같이 석연치 않은 실격판정이 나오자 판정 후 4시간여 동안 발신처가 대부분 한국으로 보이는 1만6,000통의 이메일이 폭주해 미 올림픽위원회(USOC) 인터넷 사이트가 9시간 동안 마비됐기도 했다.
오노의 홈페이지(apoloantonohno.cjb.net과 www.geocities.com/lovingapolo)와 MSMBC 등 미주요 언론사 웹사이트가 한때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미 올림픽위원회는 이중 오노에 대한 협박성 글들이 발견돼 21일 FBI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
FBI 솔트레이크시티 지부의 빌 맬튜스 수사관은 “현재 오노 선수를 겨냥한 이메일 중 협박내용 등이 들어 있는 약 40여통에 대해 사이버 전문 수사관을 동원, 용의자를 추적 중에 있다”며 “한인 관련 여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으며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정에 대해 일부 미 언론들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며 한국과 한인사회의 격앙된 반응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채널 4 KNBC는 21일 오후 취재팀을 본보에 파견, 본보 지면을 촬영하고 한인들의 반응을 상세히 취재해 로컬뉴스에 주요뉴스로 방영했다. KTLA 채널5의 토니 허난데즈 스포츠 앵커는 20일 밤 뉴스에서 “이 대회가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열렸다면 이같은 판정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AP통신의 짐 리츠키 기자는 라디오 토크쇼에서 “오노가 판정을 뒤집기 위해 과장된 제스처를 취했고 심판들이 이에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토니 콘하이저는 “오노가 더 심한 몸싸움을 벌이며 다른 선수들의 진로를 훨씬 많이 차단했다”며 “가벼운 몸싸움이나 트랙의 위치경쟁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게 숏트랙 경기인데 중요한 결승전에서 진로 방해를 이유로 우승자를 탈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주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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