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란 관념의 형태 또는 기본적인 사상의 경향을 의미하며 통상 ‘사상’이라고 한다.
공산주의 사상의 원조이며 공산체제의 종주국인 소련이 소멸된지도 11년이 지났고 공산 동독의 패망으로 통일독일을 이룩한지도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한국의 경우 사상의 대립으로 말미암아 분단된채 50년 이상을 살아왔다. 그 뿐만아니라 3백만명의 생명을 잃어야 했던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어야 했고 아직 1천만 이산 가족들의 응어리를 속시원히 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국적 상황 속에서 최근 대통령 후보 선출과정에서 대두된 이데올로기적 색깔 논쟁은 우리를 경악케 한다.
공산주의자들은 붉은 색깔을 자신들의 상징으로 삼고 투쟁을 독려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좌경사상이나 사회주의 사상은 공산주의 사상의 낮은 단계로 그들은 취급하기 때문에 결국은 모두 붉은 색깔이다.
심리학적으로 붉은 색깔은 인간을 흥분시키고 정열적인 행동을 유발케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데올로기라는 의미 자체가 광신을 통해서 이성을 제압하고 일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중을 동원할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에 현대 철학자들은 이데올로기를 하나의 허위의식으로 폭로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근세사에서 2가지 중대한 교훈을 잊지 않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나는 베트남의 적화통일 성공요인과 다른 하나는 동독국가 주석겸 당총서기 호네커의 실패요인이다.
동독은 분단 10여년에 탈출자가 3백만이 넘어 노동력이 고갈되어 경제파탄에 이르렀으며 공산당원과 비밀경찰의 횡포와 부정부패가 극에 달했다. 이러한 국가 파산 위기에서 호네커가 생각해낸 돌파구가 서독방문이었다. 그는 서독에서 외교적 환대를 받아 주권국가 수반의 권위를 향상시키고 동독이 서독과 동등한 위상의 국가임을 세계 만방에 과시할 목적이었다. 방문요청을 받은 서독의 콜 수상은 두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즉 호네커 서독 방문시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로 동서 전 민족이 볼 수 있게 해야 하며, 정상회담에서 동서 문호를 개방하여 자유롭게 상호방문을 허용한다는 선언을 한다는 것이었다.
호네커는 이를 받아들여 1987년 9월 서독을 방문했다. 이로 인한 호네커의 구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자유민주체제를 갈망하던 군중들의 시위는 끊이질 않았으며 시위군중의 규모가 10만명에 달해 장벽을 무너트리기 시작했다. 결국 진압을 못하고 1990년 10월2일 스스로 정부해체식을 거행하고 말았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동독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남한의 좌경급진 세력은 물론 어떠한 세력의 권유에도 응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역으로 이용할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국가이든 반정부는 허용했지만 반체제만큼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았다.
소련의 경우 인민들의 불평불만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지하 신문 발간을 묵인할 뿐만 아니라 그 비용까지도 암암리 지원해 주었다고 한다. 중화인민 공화국의 경우 역시 인민들의 불평불만을 터뜨릴 수 있게 대자보를 천안문 광장이나 저명한 대학교 벽에 게시할 수 있게 묵인해 주고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조시대 탈춤, 가면극등 마당놀이를 양반에 대한 풍자로 속 풀이 할 수 있게 양반들이 집앞마당을 내주고 비용도 대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소련이나 중국이나 이조가 체제를 부정하는 내용은 사형과 같은 극형으로 다스렸다고 한다.
아무리 통일을 염원한다 할지라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양보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하며 특히 대선전략에 대북관계를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지론도 없이 변명과 답변회피로 일관하고, 비판능력도 없이 설전에 설전을 거듭하는 색깔 논쟁은 한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나아가 국론분열과 국력소모만 가져올 뿐이며 이는 북한이 바라는 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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