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한국에서는 ‘복제되어야 하는 한국인’ 여론조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상위에 랭크되어 박정희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의 한 조사기관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인’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을 앞질렀음은 박정희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도 충격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재자였다. 그러나 세계사에 나오는 또는 현존하는 다른 독재자들과는 차이가 있어 세계의 학자들이나 역사가들은 단순 독재와 차별을 두어 개발 독재로 분류하였다. 국가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적 독재였다는 의미이다.
지구상에 태어난 인간의 삶은 배고픔과의 투쟁이었다. 먹기 위해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빵의 문제였다. 모든 것은 빵의 문제를 해결한 후에 성립한다. 주체사상이라는 신앙으로 무장되었다면 그들도 원수들의 나라를 향해 먹을 식량을 구걸하는 모습에서 사상도 정신도 빵의 문제가 해결이 안된 상태에서는 그 의미를 상실함을 볼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존경은 짧은 시간 내에 경제발전을 이루어 5,000년의 가난과 배고픔에서 벗어나는데 발휘한 지도력에 대한 국민적 인정이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의 반대자들은 그가 주도한 경제발전이 우연한 시간적 일치라며 업적을 퇴색시키려 애쓴다. 우리 민족은 분명히 저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단군 이래로 그 저력의 에너지를 제대로 뭉쳐 분출해 보지 못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위대한 것은 흩어져 있던 에너지를 결집시켜 하나의 힘으로 분출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경제 발전의 과정에서, 번영의 이면에는 희생된 계층이나 집단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피할 수 없는 희생이었다. 우리는 영국의 산업혁명을 잘 안다. 산업혁명은 인류의 생활을 진보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산업혁명도 당시에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준 것은 아니었다. 노동자는 착취당하고 농민은 농토를 잃고 생존을 위협받았다. 그러나 아무도 차라리 진보의 발길을 멈추고 공업화를 추진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고 말한 역사가는 없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 발전이라는 커다란 목적을 짧은 시간에 이룩하기 위해 국민의 자유를 제한한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한 개인적인 불이익을 당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역사적 평가에는 그러한 소수의 희생이 무시되는 단점이 있다. 남산에서 고문을 당해 보고도 박정희를 훌륭한 지도자라고 존경하겠느냐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안되긴 했지만 역사적 평가는 소수 보다 대다수의 입장에 선다는 불공평한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누리는 번영은 물론 한국민 모두가 합심한 노력의 결과이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쉽 하에서 기초를 이루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비범한 인물이 탄생하는데는 시대가 적합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 말은 시대가 비범한 인물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다. 박정희라는 한 인간을 한국 역사 속에 비범한 인물로 나타나게 한 것은 당시 사회와 정치 현실이었다.
역사는 과거이다. 그러나 단순한 과거가 아니고 현재를 조명하며 미래를 예측하게 한다. 복제되기를 바라는 한국인중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상위에 랭크되고 존경하는 한국인중에 일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이 한국역사 속에서 허물의 부분을 덮고 현재를 조명하며 미래를 향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이다. 박대통령 집권시절 정치적 견해의 차이로 갈등을 빚던 정치 지도자들이 후에 대통령이 되어 큰 기대를 모았으나 수준이하의 정치를 하여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의 가치를 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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