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이 난적 포르투갈을 꺽고 사상 처음으로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순간 지구촌 곳곳에 퍼져있는 한인들은 함께 울었다. 한민족의 자긍심이 솟았고 태극전사들의 늠름한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알래스카의 동토에서 남미의 정글지대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다이에스포라 한인들의 마음은 하나가 됐다. 한국 축구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던 날, 세계 한인들의 표정을 살펴본다.
▲뉴욕-뉴욕의 한인들은 경기가 동부시간으로 아침 7시30분에 시작하는 바람에 출근까지 미루고 경기를 지켜봤다. 특히 플러싱 ‘서울플라자’내 대연회장에는 1,500여명의 한인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나왔으며 서울 플라자측은 치어리더를 동원하고 무료로 아침식사를 제공했다. 이날 응원장에는 플러싱 시의원 잔 루와 뉴욕시 관계자들도 나와 한국팀을 응원했으며 미국이 한국덕분에 16강에 진출하자 ‘댕큐’를 연발했다. 또 맨해턴에 위치한 ‘블루카페’에는 200여명의 유학생들이 모여 힘찬 응원을 보냈다.
▲알래스카-’눈과 얼음의 땅’ 알래스카의 한인사회도 흥분과 환호로 뒤덮였다. 현지시간 새벽 3시30분에 시작된 경기를 보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새운 5,000여명의 한인들은 한국팀의 놀라운 기량에 놀라움과 감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이탈리아를 넘어 8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앵커리지에 거주하는 한 한인은 "요즘은 알래스카 한인사회도 하루종일 월드컵 얘기로 꽃을 피운다"며 "한 교회는 아예 대형스크린을 설치, 교인들이 함께 응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리스본-리스본의 한인 지상사 직원들은 포르투갈팀이 한국에 패배, 16강 진출이 좌절된 것에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16강 진출이 자랑스럽지만 포르투갈은 초상집 분위기"라며 "실력으로 이겼는데도 2명이나 퇴장을 당해 조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식당인 ‘아리랑’을 운영하는 이순자씨는 "포르투갈이 한국과 무승부를 해 16강에 같이 올라가기를 바랐다"며 "속으로는 은근히 한국을 응원했지만 조금은 야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전체경기를 중계하지 않아 한국게임을 보지못했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인 2,000여명은 대사관과 한국학교가 한인타운(일명 백구지역)의 한국학교 강당에 설치한 3대의 50인치 대형위성TV를 통해 한-포르투갈 전을 보고 감격의 함성을 질렀다. 한 단체장은 "심각한 경기침체와 치안불안으로 침체됐던 한인사회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며 "아르헨티나 주류사회는 대표팀이 예선에서 탈락하자 큰 충격과 함께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급속히 냉각됐다"고 전했다.
▲홍콩-홍콩의 교민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구룡반도 침사초이으 홀리데이 인 호텔 바에서 목이 터져라 월드컵 중계를 지켜본 100여명의 홍콩 ‘붉은 악마’들은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거리로 질주했다. 교민신문 ‘수요 저널’의 이은미 편집장은 "너도 나도 선수 유니폼을 입고 ‘아-대한민국’을 외쳤다"며 "교민사회가 축구를 매개로 결속력이 더욱 강화됐다"고 말했다.
▲캐나다 뱅쿠버-뱅쿠버 한인회관에서 90여분간 한목소리로 ‘필승 코리아’를 목이 터져라 외치던 500여명의 한인들은 승리가 확정되자 서로 부둥켜 안으며 환호했으며 시내 롭슨가에는 1,000여명의 한인과 유학생들이 모여 승리를 자축하는 퍼레이드를 벌였다. 응원단을 지휘했던 유학생 박호영군은 "무숭부를 허락하지 않은 한국팀의 적극적인 자세가 돋보였다"며 "외국에서 이렇게 많은 한인들이 모여 승리를 축하할 수 있다는 자체가 꿈만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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