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뉴욕 양키스테디엄에서 무려 5만871명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거둔 승리는 말 그대로 1승 이상의 값진 의미가 있다.
상대가 메이저리그의 최고명문구단인 강호 양키스였고 장소도 메이저리그 성지중 하나인 양키스테디엄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자유 계약 시장에 나온 투수 랭킹 1위로서 5년간 6,500만달러를 보장받고 레인저스의 에이스로 영입된 박찬호는 이 경기에서 아메리칸리그로 온 이후 처음으로 에이스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AP 통신을 비롯한 주요 언론은 경기 전 박찬호를 ‘거액을 받고 있는 실망스러운 투수’로 평했으나 박찬호가 승리를 거둔 다음 날은 ‘에이스의 잠재력이 있다’는 것으로 평이 바뀌었다.
지난해 프리에이전트 랭킹 1위로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슬러거 제이슨 지암비도 이례적으로 상대 투수였던 박찬호에 대해 언급을 했다.
지암비는 “박찬호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절묘한 볼 배합으로 타자들을 흔들어 타석에서 균형을 잃게 했다”고 칭찬했다. 이날 박찬호를 상대로 2루타 1개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지암비는 오클랜드 A’s시절 인터리그에서 LA 다저스에 있던 박찬호와 상대하며 6타수 3안타를 기록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찬호에게 무엇보다도 값진 수확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박찬호는 경기 후 애써 기쁜 감정을 억눌렀으나 말 하나 하나에 “이제는 됐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이 배어 있었다. 이는 최근까지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해보고 있는데 안 된다.
더 이상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다”며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한 모습 을 보였던 것에서 벗어 난 것.
물론 1경기를 보고 부활했다, 혹은 재기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파업이 없을 경우 7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박찬호가 10승에 도달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남은 경기에서 박찬호가 자신감있는 투구를 할 것이고 내년 시즌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
<뉴욕- 장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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