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알링턴 구장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텍사스 레인저스전은 체감 온도가 섭씨 38도(습도 49%)에 달하는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한 낮인 오후 2시5분 시작됐다. 레인저스는 전날까지 메이저리그 최약체팀 가운데 하나인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게 홈구장에서 속절없이 3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박찬호는 3회 최고 시속 94마일, 종반인 7회에도 시속 93마일을 기록하며 올시즌 들어 처음으로 팀의 ‘에이스’다운 투구를 선보였다. 4, 6회 각각 허리와 오른 발목에 통증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운드에서 버텨냈고, 7개의 탈삼진은 물론 4-0으로 앞선 6회 무사만루 위기에서 6번 브래드 애스머스를 3구 삼진으로 처리 한 뒤 7번 좌타자 제프 블럼과 9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쳐 시속 93마일 몸쪽 직구로 2루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무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박찬호는 7회 애스트로스의 신인 9번 알렌 진터에게 초구에 시속 92마일 직구를 던지다가 중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 때는 이미 날씨 때문에 거의 탈진한 상황이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바로 전 날 LA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노모는 휴스턴을 상대로 7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으로 시즌 13승째를 따냈다. 박찬호는 6⅔이닝 8안타 1실점이다. 박찬호와 노모 모두 1실점을 솔로홈런으로 기록했다.
박찬호의 볼배합은 역시 다양한 커브가 주를 이뤘다. 커브의 종류가 3개로 늘어났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박찬호는 전 경기까지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는 슬로커브와 헛스윙을 유도하는 빠른 슬라이더성 커브를 주로 던졌다. 그런데 2일 애스트로스전에서는 옆으로 흐르지 않고 직구처럼 빠르게 오다가 타자 앞에서 갑자기 밑으로 가라 앉는 시속 83마일의 커브가 자주 나왔다. 박찬호가 기록한 7개의 탈삼진 가운데 6개가 마지막 승부구가 커브였다.
직구도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7회 첫 타자인 8번 대타 브라이언 헌터를 상대할 때 볼카운트 1-2에서 제4구에 시속 93마일 직구를 구사해 깨끗한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볼카운트를 2-2로 유리하게 이끌었다. 다음 공이 시속이 무려 17마일 차이가 나는 76마일 슬로커브로 브라이언 헌터는 구경만하고 삼진을 당했다.
/알링턴=장윤호특파원 chang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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