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이 다가오며 우리들은 또다시 가슴을 움켜쥐어야 한다.
TV, 신문 등 온갖 언론마다 추모행사 및 유족들 근황으로 도배하고 있다.
지난 주말, 그라운드 제로 주변을 지나는데 갈색 석조건물 세인트 폴스 채플을 사방으로 둘러싼 철제 담장 층층마다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티셔츠와 모자 수천 점이 처연히 걸려 비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거리는 지나가는 차량의 경적만 간간이 울릴 뿐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라운드 제로 앞을 지나는 방문객이나 행인이나 숙연한 표정으로 말없이 지나갈 뿐이었다.
퀸즈 현대 뮤지엄에서는 옛 모습부터 9·11 직전까지의 맨하탄 모습을 보여주어 건재하던 트윈 빌딩의 상실을 되살려 주었고 그랜드센추럴 터미널에서는 9·11 희생자 추모의 벽을 전시, 죽은 자가 미소짓는 생전의 사진이 관람객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사람들은 억장이 무너질 때, 기가 막힌 경우를 당하면 말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9·11 추모모임이나 기념전에서 사람들은 모두 대화를 잃고 있다. 그저 가슴으로, 가슴으로만 황당함, 충격, 분노, 슬픔과 각오를 다지고 있다.
9·11 쇼크로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는 뉴요커들이 많다. 특히 트윈 타워 인근에서 불지옥을 경험한 자영업자나 거주자들은 대부분 정신상담을 아직까지 받고 있으며 우울증,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비행기가 와서 쾅 부딪치는 순간 옆을 지나던 한 친구는 회오리 강풍 속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다 결사적으로 피한 후 지금은 비행기 소리만 들으면 겁부터 난다고 한다. 그후 혈압이 높아져 정신안정제를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다는데 뉴욕에 이민 와 고생 끝에 다져진 비즈니스는 그때 여파로 계속 풀리지 않아 오늘, 내일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한다.
정부에서 어느 정도 보상금을 받았지만 그것은 잘되던 비즈니스 수입에 비하면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그날의 상처를 간신히 치유하고 재기를 다지던 뉴요커들에게 수천명이 생죽음을 당한 그 기억이 다시 또 되살려지고 있다. 우리는 다시 한번 9·11을 맞고 있다.
뉴욕에 사는 한 돌아갈 수도, 피해갈 수도 없다면, 아무리 심한 강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어디서 얻을 것인가?
얼마 전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다 우리가 다 아는 것이면서도 잘 못 지키고 있는 것 10가지를 발견했다. 이 몇 가지가 강한 정신력과 편한 마음가짐을 갖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마는 그런 대로 한인들에게 적합한 내용들이니 한번 읽어둘 만 하다.
(1)긍정적으로 세상을 본다.
(2)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3)반갑게 마음이 담긴 인사를 한다.
(4)하루 세 끼 맛있게 천천히 먹는다.
(5)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6)누구라도 칭찬한다.
(7)약속시간에 여유 있게 가서 기다린다.
(8)일부러라도 웃는 표정을 짓는다.
(9)원칙대로 정직하게 산다.
(10)때로는 손해 볼 줄도 알아야 한다.
세상살이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고 살다보면 어느새 자신의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며 정중하고 예의바른 인사는 상대방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줄 것이다.
또 좋은 사람과 담소를 나누며 같이 밥 먹는 것만큼 큰 기쁨도 없다.
그리고, 한인들은 대체로 칭찬에 인색하다. 아무리 내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라도 좋은 점 한가지를 찾아내 그것을 인정하고 칭찬해 주자.
또한 시간 약속을 잘 지키면 그때마다 크레딧이 쌓이는 것인데 우리들은 한국에서의 고질적인 습성을 뉴욕에까지 끌고 와 고수하고 있다. 습관화한 무표정도 사람들 앞에 나설 때는 표정을 풀어 미소를 지을 필요가 있겠다.
이러한 행동과 자세가 습관이 되면 9·11 아닌 그 어떤 것이 내 발길 앞에 닥쳐와도 온유하게 대처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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