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지 팀에서는 MVP가 나올 수 없는 것인가.
텍사스 레인저스의 ‘2억5,200만달러 사나이’ 알렉스 로드리게스(27·사진). 2년전 메이저리그(ML) 사상 최대252만달러 연봉 계약(계약기간 10년)을 체결한 뒤 305경기 연속출장, 105홈런에 266타점을 올린 그의 기록은 발군이다. 레인저스가 아무리 많은 돈을 줬어도 “바가지를 썼다”고 말할 수는 없고 탐 힉스 구단주도 로드리게스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를 하는 모습이 아니다. 로드리게스의 ML 역대 최고 숏스탑 등극은 떼논 당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소속팀인 레인저스가 올해 역시 아메리칸리그 서부조의 바닥을 훔치고 있어 ‘공헌도’는 빵점으로 MVP자격이 없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로드리게스의 기록은 팀을 꼴찌에서 끌어올리지 못해 의미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동료들이 제몫을 못하는 것을 로드리게스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는 것일까.
레인저스는 로드리게스와 박찬호를 합쳐 총 3억1,700만달러를 퍼붓고도 2년 연속 조꼴찌가 분명하지만 로드리게스의 기록은 흠잡을 곳이 없다. 로드리게스는 9일 친정팀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스리런 홈런 두 방을 날리며 지난해 자신이 세운 ML 숏스탑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레인저스는 이날 로드리게스의 시즌 52, 53호 홈런에 힙입어 매리너스를 12대7로 눌렀다. 한게임에 2개 이상 홈런을 친 것은 통산 10번째. ML 기록은 행크 그린버그(1938년)와 새미 소사(1998년)의 11번으로 로드리게스가 이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도 시간문제다.
로드리게스의 AL MVP 경쟁자로는 오크랜드 A’s 숏스탑 미겔 타헤다와 뉴욕 양키스 2루수 알폰소 소리아노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면 로드리게스는 두 선수보다 출루율도 장타율도 훨씬 높다. 홈런과 타점부분에서도 두 선수는 리그 전체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로드리게스와 비교가 안 된다. 따라서 동료들이 타헤다나 소리아노의 동료들만 못한 탓을 로드리게스에 돌릴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사랑스런 패자들(Lovable Losers)’로 불리는 시카고 컵스에서 3차례 MVP가 나왔으면 로드리게스가 MVP 상을 못 탈 이유도 없다. 컵스는 지난 58년과 59년 5할미만의 승률에도 불구 어니 뱅크스가 MVP로 뽑혔고, 안드레 더슨도 지난 87년 MVP를 수상했다.<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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