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검찰, 가정폭력 예방 한국어 책자 발간

막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40대 한인 남성(가든그로브 거주)은 최근 부인을 구타한 혐의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오랫동안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지냈던 그는 영주권 취득을 목적으로 결혼한 시민권자 부인을 말다툼 끝에 폭행, 법정에 서게 됐다.
그는 영주권을 취득하고 한국에 살고 있던 본처를 미국으로 데리고 왔으며, 이에 분개한 부인이 본처의 집을 찾아가 기물을 파괴하는 등 행패를 부림으로써 이들 부부는 잦은 말다툼을 벌여 왔다.
오렌지카운티 한인가정 내 부인에 대한 남편들의 폭력행사가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OC 검찰이 최근 한국어로 쓰여진 가정폭력 예방 정보를 담은 소책자(사진)를 발간한 것은 이를 반영한다. 검찰이 소책자를 발간한 이유는 가정에서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한 한인 여성들이 문화적 차이로 신고를 기피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17쪽 분량의 소책자는 가정폭력의 정의 및 신호, 가정폭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담고 있으며 한글뿐만 아니라 스패니시, 베트남어로 제작됐다.
소책자에 따르면 부인에 대한 남편의 폭력이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는 가정에서 성장하고 있는 어린이 가운데 80∼90%가 폭력의 위협에 노출, 정서적인 불안을 표출하고 있고, 나중에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C검찰 홍보담당 수잔 강 검사는 “검찰이 이 소책자를 발간한 목적은 영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들에게 가정폭력의 문제점을 널리 알려, 이를 예방하기 위함“이라며 “가정에서 폭력을 당한 한인 여성들은 이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신고를 주저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소책자는 앞으로 코리안 커뮤니티 서비시즈(714-539-4544), OC 코리안 소셜 서비시즈(714-539-7966), 한인 제일장로교회(714-891-2029) 등에서 구할 수 있다.
오렌지카운티 가정상담소(소장 김선영)에는 직접 방문 혹은 전화를 통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해 오는 한인들이 매달 평균 20명을 상회하고 있다.
한인 가정폭력은 말다툼을 벌이는 부부들이 먼저 언어의 폭행을 주고받다가, 결국은 남성이 부인을 구타하는 거의 정례화된 패턴을 보이고 있다.
가정폭력을 목격하며 성장한 일부 한인 여성들은 ‘폭력만이 이기는 길’이라고 여기고 남편을 구타하는 일도 종종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김 소장은 “한인 가정폭력의 주요 원인은 부부간의 대화 부족으로 오해가 깊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정에서 폭력을 당하는 여성 및 자녀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제공하고 있는 ‘푸른 초장의 집’(소장 엄영아)은 최근 20분짜리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용 비디오 테입을 제작, 눈길을 끌고 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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