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의 그림에는 라틴 아메리카의 원시적 생명력이 꿈틀거린다. 그의 스승이자, 동료요, 하늘이며 땅이었던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 그녀의 영혼은 마치 탯줄이 떨어지기 전의 산모와 아기처럼 연결돼 있었다. 마치 임재범의 노래 ‘너를 위해’의 가사처럼 그녀는 ‘그렇게도 많은 만남과 잦은 이별에도 항상 거기 있는 너‘였다. 베벌리힐스의 멕시코 레스토랑 프리다(Frida)의 벽면에서도 그들의 예술 혼은 떨어질 수 없다는 듯 바로 곁에서 하나의 그림처럼 걸려 있었다.
프리다의 그림은 수박과 오렌지 등 터질 듯 싱그러운 과일들, 디에고의 그림은 머리를 한 갈래로 땋은 멕시코 여인이 또띠야 반죽을 미는 장면. 디에고와 프리다를 꼭 빼어 닮은 이들이 웃고 떠들며 먹고 마시는 모습에서 삶의 기쁨이 만져진다. 연신 꿍짝거리는 살사와 마렝게의 신나는 리듬은 온 몸을 들썩인다.
멕시코의 고 성당을 장식하고 있었을 법한 금색 기둥과 천사상의 부조, 제단 옆에 밝혀진 것 같은 촛대도 독특하다. 동그랗게 엮은 나무를 천장에 붙여 놓으니 이 또한 남미의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겨준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라틴계 웨이터들의 목에는 멕시코 풍의 댕기, 라모냐가 묶여 있다. 빨간 마후라를 맨 사나이들의 당당한 모습이 멋들어진다.
새우와 그 밖의 해산물을 스페셜 소스에 절인 세비체(Ceviche Casa Acapulco)는 마티니 잔에 담겨 나오는 것이 남미의 리조트에서와 같은 여유를 선사해 준다. 마쿠스라는 여인의 특수 비법으로 만들었다는 께사디야(Quesadillas Dona Makus)는 이제껏 먹어왔던 것과는 모양도 맛도 판이하게 다르다. 꼭 튀김만두처럼 생긴 4개의 께사디야 안에는 치즈와 감자, 버섯이 골고루 들어있다.
푸에블라의 오리지널 비법으로 조리한 닭고기(Mole Poblano El Rey)는 초콜릿 맛이 나는 소스에 오랜 시간 조리한 것. 예전에 멕시코의 과노화또라는 도시를 여행할 때 맛봤던 것과 흡사했다. 오렌지 데낄라 소스에 볶은 왕새우 요리(Camarones al Tequila)는 살짝 익힌 새우에 소스 맛의 조화도 기막히고 곁들인 라이스도 볶음밥 같아 정겹다. 독특한 소스와 향료에 절인 필레 미뇽(Filete Chichen-Itza)의 육질은 야들야들, 아주 보드랍다. 함께 나오는 선인장 볶음과 감자 요리가 맛깔스럽다. 후식 가운데 카라멜 맛 나는 가헤타 소스를 끼얹은 크레이프(Crepas con Cajeta)는 프랑스 사람들도 울고 갈법한 맛이다.
Tips
▲종류: 멕시코 요리 ▲오픈 시간: 매일 오전 11시-오후 10시. ▲가격: 전채는 5-12달러, 메인 디시는 11~20달러. 런치 스페셜은 9~12달러. ▲주차: 점심 시간에는 바로 옆의 공공 주차장을 2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저녁 시간에는 바로 앞에 발레 파킹이 있다. ▲주소: 236 S. Beverly Dr. Beverly Hills, CA 90212 한인타운에서 Wilshire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Beverly Dr.를 만나 좌회전해 내려가다 보면 왼쪽으로 나온다. ▲전화: (310) 278-7666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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