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느 기관이 아내들을 대상으로 “어떤 남편이 좋은 남편이가”란 설문조사를 했더니 “해주는대로 맛있게 잘 먹는 남편”이 두번째로 많은 답이었다고 한다.
그것만 봐도 반찬투정은 대부분의 아내들이 겪는 고충임에 틀림없는 것같다. 그리고 맞벌이 부부인 경우이런 갈등은 더 심한 듯 하다.
미국이라는 특수한 이민환경, 미국식도 아니고 한국식도 아닌 어정쩡한 가정 문화속에서 가장으로서의 자리를 잃어가는 남편들의 자괴감이 지난날 전통적 가부장적 시스템에 대한 향수에 젖게 하며 것이 가끔씩 반찬투정으로 둔갑하는게 아닌가 생각 한다.
맞벌이 하는 부부들의 남편은 ‘내가 성능 좋지 않은 돈 버는 기계’여서 이런 대접을 받는게 아닌가 하고 아내는 ‘서로 바쁜데 날 어릿광대나 일만하는 기계’로 아는 남편에 대한 야속함이 “해주는대로 먹기나 하지 잔소리 면 이나마도 없다”는 식이 되어 간단한 일이 걷잡을 수없게 커딘다. 거기에 남의 남편, 남의 아내까지 들먹이다 시어머니까지 한마디 거들게 되면 불길이 엉뚱한 방향으로 번져 집안이 시끄러워지기도 한다.
‘기계’이긴 양쪽이 다 마찬가지인 현대사회이다. 문제는 자기만을 사랑하는 감옥에 갇혀 서로에게 고마워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히 여기는 마음보다 사랑의 배고픔만 알고 먼저 주고 돕는 방법이 서툴다는데 있다.
영리한 아내라면 해결책을 쉽게 찾아낼수 있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았기에 남편은 나름대로 친숙하고 입에 길들여진 음식과 맛이 있다는 걸 인정하여야 한다. 그래서 “그거 별것아니던데”나 “다들 내 음식 솜씨를 칭찬하던데”라며 언짢아 하기보다 “앞으로 좀 더 노력하고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는 편이 낫다.
때로는 자기 식성이나 아이들 위주로 식단을 짜거나 배달음식이나 외식에 너무 의존하지나 않는지 미안해 할 줄 알고 “특별히 먹고 싶은게 없는가” “시장엘 가는데 뭘 사올까”라고 남편의 입맛에 관심이라도 보여주면 남자들은 그 하나만으로 “됐소. 아무거나 먹지” 하며 속으로 입이 째지는 단순한 동물이다. 그런데 그런 투정을 받아주면 평생 고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방어망을 굳게 치려다 일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게 또한 아내들이다.
남편들은 ‘그 음식’ ‘그 맛’을 먹고 싶은게 아니라 ‘그 마음’을 먹고 싶어 하는걸 아내들은 알아야 한다. 그래서 투정을 원망으로 받아치기 보다 참음과 이해로 앞뒤를 볼 줄아는 슬기가 필요하다.
또 남편들은 짜증이나 투정, 화를 내기 보다 아내의 자발적 마음을 받을 수 있는 지혜와 노력과 참음이 필요한 것이다.
남편도 아내도 모두 한물 간 낚시밥을 매달아 놓고 안달하지 말고 마음의 양식이 공급해 주는 조리법으로 만든 싱싱한 낚시밥을 늘 준비하는 프로 낚시꾼들이 된다면 ‘반찬투정’이란 말이 사라진 즐거운 가정, 밝은 사회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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