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벌이중 서울행 감행
국적 얻었지만 미국동경
캐나다통해 최근 타운에탈북자 인권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등장하자 연방의회가 나서 이들을 지원하는 법안을 상정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사선을 넘어 한국에 정착해 살던 탈북자 두명이 최근 또다시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밀입국해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전 LA에 도착한 탈북자 이영복(가명·36)·박상희(가명·여·35)씨는 한국에서 국적을 취득했지만 자신들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미국행을 결심, 캐다다를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했다. 그동안 탈북자 3명이 망명을 허가 받았지만 이들은 모두 중국과 러시아에서 직접 미국으로 밀입국을 기도했던데 반해 이씨와 박씨는 한국에 정착해 살다가 또다시 한국을 떠나 미국행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거취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씨는 외화벌이 요원으로 근무하다 탈출해 90년대 후반 3국을 경유 한국으로 들어갔고 박씨는 최근 군에서 근무중 중국으로 탈출한 뒤 한국에 입국해 정부가 실시하는 소정의 적응과정을 거친 뒤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한국 입국후 일정기간 정부기관의 감시를 받아야 하고 사회적으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아야 했다”며 “미국국경을 넘으면서 처음으로 위법행위를 했지만 왜 우리가 이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북한에 있을 때 고향을 방문하는 미국동포들을 통해 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갖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한국국적을 취득한 뒤 미국으로 들어온 탈북자 3-4명이 동부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탈북자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엑소더스 21의 신동철 목사는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서 겪는 가장 큰 문제는 한국사회가 이들에게 이질감을 심어주는데 있다”고 지적하면서 “심한 경우 ‘왜 부모형제를 버리고 왔느냐’는 식으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신 목사는 또 “앞으로 3국에서 직접 또는 이들처럼 한국을 거쳐 미국행을 결심하는 탈북자들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인사회가 이들과 미국사회의 가교역할을 해주면서 정신적 후원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연변 등에 머무르고 있는 많은 탈북자들은 현재 상원과 하원에 상정된 탈북자 지원법안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의회 관계자는 “미국내에만 탈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300여명에 이른다는 미확인 정보를 받은 적이 있다”며 “그러나 이들이 순수 탈북자인지 조선족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 1월 의회에서 다뤄질 탈북자 지원법안은 한국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탈북자들을 북한인으로 규정, 망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씨와 박씨는 현재로선 이 법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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