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발전상 보도1903년 1월13일 미국 상선 게일릭호에 탄 한국인 102명이 호놀룰루 제 2부두에 발을 디디며 시작된 미주 한인 이민이 올해 100주년을 맞으면서 미국내 한인들의 생활상도 지나온 세월만큼 커다란 격변을 겪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100년이 흐른 지금 한인 상점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란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미주 한인들의 지난했던 이민사와 함께 이민 2, 3세대들이 한인사회의 주역으로 펼쳐나가고 있는 새로운 생활상을 소개했다.
포스트는 먼저 이민 1세대의 기억을 물려받은 도널드 김(74·한국명 김창원)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장의 초창기 정착 경험담을 실었다. 그는 “하와이에 첫 발을 디딘 이민자들이 파인애플 농장에서 온종일 허리가 부러지도록 일하고 받은 돈이 고작 69센트였다. 우리는 그렇게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포스트의 데이비드 조 기자는 그러나 이제 재미 한인사회의 화두는 변화에 있다고 거침없이 단언한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다음으로 한인들이 많이 사는 버지니아의 수퍼마켓을 둘러보면 한국인들의 매장은 더 이상 ‘영세가족 경영’(mom-and-pop)형 가게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종업원 없이 아빠, 엄마가 팔을 걷어붙이고 한국인들을 위한 김치와 된장, 야채 등을 진열하던 전통적인 의미의 ‘그로서리’(Grocery)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워싱턴 지역의 한인 수퍼체인 한아름 마트는 최근 페어팩스 시티에 수퍼 H마트라는 대규모 매장을 내고 백인, 흑인, 히스패닉, 다른 동양계 할 것 없이 모든 인종의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5만3,000평의 창고와 원스톱 샤핑이 가능한 물류체계는 한인들의 매장은 구멍가게 식이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렸다.
동아 마트 등 한국식 이름을 내걸고 여전히 틈새시장을 노리는 매장이 있긴 하지만 그들 역시 경영의 목표는 전 인종을 상대로 한 대형 체인으로의 변신에 있다고 포스트는 지적했다.
한인사회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큰 변화는 교회에서 찾을 수 있다.
포스트는 전통적으로 한인 교회에 다니던 한국인들의 자제들이 요즘 미국인 교회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인들이 다니는 한 성서교회의 신도인 한인 3세 헬렌 오는 “내 부모님의 교회가 아니라 진정한 내 교회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한인들은 1주일 중 6일간 그야말로 뼈빠지게 일하고 일요일엔 한인 중앙침례교회에서 서로 만나 위안을 삼았지만 그들의 2, 3세들은 미국인들과 똑같이 레저를 즐기고 교회 또한 그런 차원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런 생활상의 변화 때문에 한인 2, 3세들이 미국인을 배우자로 맞는 비율은 급속히 올라가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한인 3세의 경우 미국인 배우자 선택 비율이 1, 2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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