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선 참사후 플로리다 티터빌 불안
주민 3분의1 NASA근무…지역경제 의존 커
인구 4만670명이 살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티터빌만큼 미국의 우주 프로그램과 밀접한 곳도 없다.
우주 왕복선이 발사될 때마다 이곳은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붐빈다.
해변은 물론 티터빌과 케이프캐너베럴을 잇는 고요한 인디언강을 따라 습지를 가로지르는 둑길은 망원경을 우주 왕복선 발사대가 있는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를 향해 동쪽으로 조준하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베스트웨스턴 ‘스페이스 셔틀’인 등 숙박 시설은 모두 ‘만원’ 표지가 내걸린다.
우주 왕복선에 생계를 걸고 있는 주민들은 관광객들과 함께 지축을 흔들며 창공으로 치솟는 왕복선의 발사 장면을 지켜본다.
우주 왕복선의 착륙도 독특한 리듬이 있다. 왕복선은 두 번의 우렁찬 충격음을 내면서 길이 2.84마일의 활주로를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미끄러진다.
최근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환 도중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공중분해돼 일곱 명의 승무원이 모두 사망한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의 참사는 티터빌에 경악과 비탄을 전했다. 주민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고 옥외 광고판에는 “신이여, 컬럼비아를 축복하소서”라는 메시지가 올랐다.
컬럼비아호 참사는 티터빌 주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우려의 그림자도 던졌다.
티터빌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1만5,000명이 연방 항공우주국(NASA) 혹은 관련 계약사에서 일하고 있다. 또한 3만8,000명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브리버드 카운티 관광 산업에 몸담고 있다.
“챌린저호 일이 바로 어제 일어난 느낌이다. 이 도시에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 지 아무도 모른다”
이곳에서 25년째 살고 있는 진 우드는 1986년 1월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 폭발사고의 여파로 야기된 해고 사태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티터빌에서 과거의 일이 되풀이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챌린저호 폭발 사고후 우주 왕복선 발사 계획은 거의 3년 동안 중단됐다. 1986년 10월 브리버드 카운티의 실업률이 7.3%로 치솟으면서 지역 경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챌린저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이곳의 고용이나 산업은 우주분야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그후 당국은 고용시장의 다영화에 역점을 두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곳 비즈니스의 상당부분은 우주 산업과 연관돼 있다”
스페이스 코스트 관광국의 보니 킹은 말한다.
405번 주도로를 따라 11마일 동쪽에는 이 지역 최고의 관광지인 케네디 우주센터 방문객 콤플렉스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연간 최고 20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지난 주 케네디 우주센터 방문객 콤플렉스는 텅텅 비었다.
센터의 우주인 추모비에는 헌화를 하는 사람이 몇 명 되지 않았다. 보도진의 숫자가 오히려 많았다.
“사람들이 이곳 스페이스 코스트을 찾는 것은 해변과 우주센터 때문이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방문객 콤플렉스 책임자 댄 르블랑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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