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칼리드 샤이크 모하메드(37)는 알 카에다의 테러 작전 기획과 조직 운영을 총괄한 인물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최근 “오사마 빈 라덴이 알 카에다의 설계자라면 모하메드는 엔지니어”라고 묘사했다.
모하메드는 알 카에다의 창시자인 빈 라덴(46ㆍ수배 중)과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52ㆍ수배 중)에 이어 서열 3위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1년 말 시작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이후 체포 또는 사살된 알 카에다 조직원 가운데 가장 거물급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모하메드를 1급 지명수배자로 지목하고, 결정적 정보 제공자에게 최소 2,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는 사실은 그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미국은 모하메드가 3,0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2001년 9ㆍ11 테러를 기획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해 말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모하메드는 9ㆍ11을 실행할 요원 한 명 한 명을 테스트해 선발하고 미국에 머무르며 직접 작전 계획을 지시하는 등 고도의 치밀성을 보였다. 그는 9ㆍ11 감행 며칠 전 미국을 탈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오가며 은신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MSNBC 방송은 올 초 FBI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모하메드를 체포하지 못하는 것은 불량국가에 핵무기 몇 기를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보도했다. ‘테러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최근 10년 동안 세계를 들썩이게 한 테러 중 그가 연루되지 않은 사건은 거의 없다고 한다.
모하메드는 1998년 아프리카 지역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와 2000년 10월 예멘에서 발생한 미국 군함 콜호 폭파 사건 및 2001년 12월 미국행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신발 폭탄 테러 등을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95년과 99년 필리핀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암살 계획을 세웠으나 실패했다.
그는 95년 동남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미국 민간 여객기 12대를 동시 폭파하기 위한 음모를 기획한 혐의로 96년 미국에서 기소됐다. 로이터 통신은 1일 지난 해 1월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월 스트리트 저널 다니엘 펄 기자 납치ㆍ살해 사건도 모하메드가 사주했다고 보도했다.
쿠웨이트에서 태어난 모하메드는 86년 미 노스 캐롤라이나 농업기술 주립대학을 졸업한 뒤 파키스탄에서 빈 라덴을 우연히 만나 알 카에다에 발을 들여 놓았다. 대학 졸업 이전 행적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랍어와 영어는 물론 파키스탄 원주민어에도 능통하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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