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고 녹슬고 바래고…
전통적인 한미우호관계를 상징하는 우정의 종각과 함께 세워진 홍보관이 자료부족과 관리소홀로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1978년 세워진 홍보관에는 우정의 종각에 대한 영문 안내지와 1998년 문화원에서 기증한 한미관계사 사진 수 십장, 신라시대 및 조선시대 유물 4점이 전부인 상태로 매년 우정의 종각을 찾는 엄청난 수의 방문객을 감안할 때 한미관계와 한국을 알리는데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그나마 전시중인 사진은 색이 바래 형체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호기심에 이곳을 찾았던 방문객들에게 오히려 실망감만 더해주고 있는 형편이다.
시설관리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4평 남짓한 전시공간은 10년이 훨씬 넘도록 한번도 보수공사를 하지 않아 출입문의 페인트가 다 벗겨졌고 실내 조명시설은 녹슬어 있으며 창문에 걸린 불라인드와 창틀에는 먼지가 겹겹이 쌓여 있어 보는이로 하여금 불쾌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고 있다.
LA에 거주하는 이정숙(53)씨는 “친구들과 몇 번 우정의 종각에 왔는데 처음에는 홍보관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홍보관의 안내자료가 너무 부실해 보기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시설과 내용면에서 홍보관이 이처럼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설을 관리하는 LA시 공원관리국은 한인사회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공원관리국 관계자는 “홍보자료와 전시물의 선정 및 운영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왔다”며 한인사회의 무관심 탓으로 돌렸으나 가장 기본적인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과 비판을 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관리책임이 시정부에 있다며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 있는 LA주재 한국정부 부처들의 미지근한 자세도 문제가 되고 있다.
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본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 곧 전시물을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정부에서 책임질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며 “한인들의 관심과 자료기증을 부탁한다”고 애매한 답변만을 내놓았다.
그나마 우정의 종각 보수를 위해 관광공사가 2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관련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보수와 자료보강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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