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 특급, 한국형 핵잠수함"
요즘 우리를 맥빠지게 만드는 한국출신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의 변명이다. 물론 한국언론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박찬호 선수가 대학 2학년생으로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진출한 건 확실히 사건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 눈물젖은 빵맛을 보던 그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을 때 우리는 모두 환호했다.
본국의 사천만이나 국외의 동포들이나 모두 한마음이 되어 환호했다.
그가 길을 터놓음으로써 김병현 선수가 뒤를 잇고 이어 서재응, 봉중근, ‘빅초이’ 최희섭등 줄줄이 메이저리그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중 막내격인 최희섭은 본토선수들과 손색없는 우람한 체격 때문에 미국에서 ‘빅초이’라는 별명을 지어주며 한국언론의 입을 미리 봉쇄해주었다.
아직까지 서재응이나 봉중근에게 별명을 안 지어준건 어쩌면 축복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박찬호와 김병현은 한없이 띄어놓고 주춤거리자 사정없이 뭇매를 가한데 대하여 약간의 양심이 발동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해본다.
사실 ‘코리언 특급’이나 ‘한국형 잠수함’이니 하는 건 어마어마한 ‘프레셔’를 가하는 별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기린아 같은 ‘루키’가 떴다해도 얼마간을 내버려둔다. 금방 구름 위에 태우고 오두방정을 떨지 않는다.
가끔 ‘마이너리그’에서의 시간을 엄청 줄여서 월반까지 하며 단시간에 메이저리그로 승격하는 천부적인 선수들이 가끔 있지만 대부분의 감독들은 어린 선수를 대뜸 메이저로 끌어올려 장래를 그르치는 실수들을 하지 않는다.
과거에 그런 짓을 한 적이 몇 번 있어서 좋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나도 메이저리그 야구를 36년 간이나 지켜보아서 그들이 자기들의 선수들을 어떻게 길러가나를 어렴풋이 나마 알게 되었다. 절대로 ‘빨리빨리’는 사절이다.
선수들도 만만디로 키운 선수들이 장수를 한다.
지금 박찬호 선수는 참으로 힘든 과정을 지나고 있다.
뒤에서 조용히 성원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의 전성시절에 있는 찬사를 총동원해 한껏 띄어 놓았다가 시원치 않는 결과가 연속되자 찬호 왜 이러나(?)라는 유치찬란한 제목을 대문짝하게 신문상단에 싣는 ‘후안무치’의 잔인성도 마다 않고 보여준 게 우리네 언론들이다.
미국 내에서도 엄청난 야구인구가 있다.
여기서 애들 길러온 분들은 다들 거쳤겠지만 방과후의 ‘리틀리그’에서 시작하여 물론 ‘티볼이라고 핏처없이 티위에 공올려놓고 치는 초보게임’이 있기는 하지만 하이스쿨, 대학을 거쳐 프로에 입문을 하더라도 마이너리그의 최고봉인 ‘트리풀A’팀도 메이저와는 대접이 그야말로 하늘과 땅차이보다 더한 천당과 지옥이라 할만하다.
비행기로 안락하게 움직이며 고급호텔에 유숙하는 메이저와 달리 ‘트리풀A’ 선수들은 탈탈거리는 버스 속에 장시간을 시달리며 하루에 식사 값이라는 게 고작 햄버거에 드링크를 사면 주머니가 허전해진다. 그래서 눈물 젖은 빵이라는 말이 생겼다.
선수들을 신이 아니다. 처음부터 너무 비행기 태우지도 말고 조금 시원치않다고 맹폭격도 삼가자.
일단 등단한 선수들은 멀찌감치서 조용히 한동안 지켜보자.
행여나 또 촐싹거려 유망한 우리네 선수들을 조기 퇴출시키는 우매함을 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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