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두려움과 놀람, 공포라는 느낌을 동반하면서 곤히 자고 있는 나를 깨운 4.3강도의 지진이 있었다. 처음으로 땅의 몸부림치는 것을 느낀 나는 몇초 순간 몇 가지 생각이 머릿 속에 맴 돌아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폭풍을 만나 비행기가 몹시도 흔들려서 가슴을 졸였었던적이 있었다. 그때 ‘아! 비행기 사고를 당했었던 사람들의 두려움이 이런 것이었겠구나’하고 느꼈었던 적도 있다. 얼마나 무섭던지.
더불어 한국에서 함께 지냈던 어린이집 유아반 선생님의 어머니께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인해 돌아가셔서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선생님의 소식도 함께 접했다. 주변의 상황이 이 한밤중에 내 마음을 텅텅 비게 만들고 있다. 갑작스런 일들이 공허와 허무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예고없이 우리 삶에 파고드는 슬픔과 죽음이, 죽음을 느낄 수 있는 공포가 나의 삶을 또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한다.
강아지똥이라는 제목의 동화 한편을 소개하며 죽음과 정의로운 희생, 남아 있는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았으면 하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돌이네 흰둥이가 똥을 누웠는데 날아가던 참새 한 마리가 보더니 콕콕 쪼면서 "똥! 똥! 에그 더러워...." 하면서 날아갔다. 강아지똥은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다. 소달구지 바퀴자국에서 뒹굴고 있던 흙덩이가 곁눈질로 흘끔 쳐다보고는 "넌 똥 중에서도 제일 더러운 개똥이야!" 라는 말에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혼자 남은 강아지똥은 "난 더러운 강아지똥인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을까? 아무 짝에도 쓸모 없을 텐데...." 쓸쓸하게 혼자서 중얼 거렸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보슬보슬 봄비가 내렸다. 강아지똥 바로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돋아났다. 햇빛과 비로 인해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는 "그런데 한 가지 꼭 필요한 게 있어.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그말에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다. 사흘동안 내린 비에 강아지똥은 온 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다. 부서진 채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 민들레 뿌리로 모여들었다. 줄기를 타고 올라가 꽃봉오리를 맻어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방긋방긋 웃는 꽃송이엔 귀여운 강아지똥의 눈물겨운 사랑과 희생이 가득 어려 있었다. [글. 권정생 그림.정승각]
이책을 읽으며 강아지똥과 같이 저렇게 보잘것없는 것도, 남들에게 천대받고, 더러운 것도 저렇게 자신의 온 몸을 녹여 한 생명을 꽃피움에 새삼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홍지문터널 안에서 일어난 버스 전복 사고에서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침착하게 부상자들을 구출, 불을 끈 61세 아저씨와 그 동료분들로 인해 큰 사고를 예방했슴을 신문을 통해 읽고 그분들의 희생을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졌었다. 훗날 언제일지 모르지만 나의 생을 다할 때 나 스스로 "무슨일이든지 최선을 다해 나를 내세우지 않고, 나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잘 살았다." 라는 고백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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