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도로 한반도가 급류를 타고 있다. 제일 먼저 아시아의 푸들 일본이 미국과 호흡을 맞추어 북한에 대한 다양한 압박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한데 이어, 이제는 미국과 북한이 싸우면 뜯어말리겠다고 큰소리치던 노무현 정부마저 대세에 밀려 노골적으로 미국 편을 들고 있다.
이제 김일성가(家)의 천운도 다한 것일까? 여느 때 같았으면 지금쯤 미국의 일방적인 북한 때리기에 은근히 쐐기를 박는 말 한두 마디를 던졌을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과 무슨 묵계가 있었는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항간에는 미국과 중국간의 밀약설까지 나돌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4월말 북경에서 있었던 북·중·미 3자회담 직후에 미국은 별로 한 일도 없었던 중국을 느닷없이 추켜세우느라 바빴었다.
한·미·일이 똘똘 뭉쳐 북한을 조이고, 중국도 딴 꿍꿍이를 가지고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보면 김정일인들 무슨 수로 버티랴. 게다가 이제는 미국이 정말 단단히 마음을 먹은 것이라는 증거가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으니 그 예를 둘만 들어보자.
첫째로 미국은 휴전선에서 소위 인계철선 역할을 하던 한강 이북 주둔 미군의 재배치를 지난 6월5일 서둘러 발표해 버렸다. 이는 누가 뭐래도 북한의 핵시설 및 김정일 개인에 대한 폭격 등 선제공격을 고려한 사전포석이다.
둘째는 이보다 앞선 지난 5월22일 주한 미군이 운용하는 비밀부대인 501 군사정보여단의 정보자산을 이례적으로 한국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일반인들은 이런 부대가 있는 것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판에 전격적으로 이 부대가 사용하는 최신예 정보장비들을 공개한 이유는 북한에 심리적인 압박을 주기 위해서이다. 미국은 이제 북한과의 치열한 심리전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이 이미 모종의 행동에 돌입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3월3일자 뉴욕타임스에 첫 기사가 나간 이후 필자는 여러 국제언론 매체들을 통해 북한에 소형 라디오를 보내는 운동을 주창해 오던 중, 5월 초 이 운동이 미 하원에서 정식으로 채택되는 하나님의 은혜를 맛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6월14일자 로동신문이 논설에서 “최근 미제는 우리를 내부로부터 와해 변질시키려고 우리나라에 소형 라디오를 수많이 들이미는 한편 조선말로 하는 ‘자유 아시아’ 방송을 밤낮으로 불어대고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 후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이 논설이 실제 일어난 일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서 혹자는 이제라도 우리 민족이 대동단결하여 한반도에 다시 한번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우리 민족의 장래가 외세에 의해 좌우되지 않도록 미국에 맞서 싸우자며 비분강개할지도 모른다. 그런 분은 그 배경이 주사파이건, 민족주의자이건, 아니면 햇볕론자이건 간에 노 대통령 자신이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일단 유보시켰음을 큰 성과 중 하나로 꼽았던 한미 정상회담이 있은 지 불과 3주만에 앞서 말한 재배치 발표가 나왔음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그래도 모자라면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되새겨보심이 어떠할지? 쇄국을 부르짖는 수구세력보다는 외세를 적절히 이용하여 최선의 국익을 도모하는 참된 진보사상이 필요한 때다.
문제는 미국의 주도로 그 명을 다하고야 말 김정일 이후의 북한이다. 만일 진보네 수구네 하면서 우리끼리 서로 헐뜯고 싸우다가 김정일 이후 북한사회의 공백을 후진타오의 조종을 받는 친중 세력이 메우도록 놓아둔다면 우리 민족은 다시 한번 외세에 의해 한반도의 명운이 결정되는 것을 좌시하고 있었다는 비난을 자손 대대로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이 북한을 흡수한다는 발상은 국내외적으로 매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워싱턴에서는 김정일 독재정권에 대한 끝내기 수순을 놓고 주류사회의 기독교 단체들을 중심으로 세이프 하버(Safe Harbor)라는 이름 아래 민간차원의 로비가 한창이다. 하루빨리 한인사회의 큰 교회, 혹은 뜻 있는 인사들이 민족의 장래를 위해 이 세이프 하버 계획에 동참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권하고 싶다.
신동철 목사
한반도 평화프로젝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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