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비즈니스 우먼으로 각광받던 마사 스튜어트가 마침내 증권 부정 거래 및 법 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되었다.
스튜어트는 2001년 12월 27일 임클론 시스템 사의 주식 4,000주를 팔아 치웠는데 그 것이 인사이더 트레이딩이었다는 의혹이 있어서 조사를 받아왔다. 임클론의 설립자인 샘 왁살이 임클론 주식 전부를 팔고 있다는 정보를 증권 브로커가 전화로 알려준 직후 주가 폭락 전 이를 처분, 4만 5,000 달러 상당의 차익을 보았다는 것이다.
이 의혹에 대해 스튜어트는 강경한 부인을 해 왔다. 절대로 인사이더 정보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전에 합의한 하한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팔아치우기로 계약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에 따르면 브로커와의 전화 기록까지 바꾸는 등 증거 인멸과 조작의 혐의가 있다. 중죄에 해당하는 혐의다.
미국에서는 어떤 범법행위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행위를 감추기 위한 불법 행위, 즉 ‘cover-up’이 오히려 더 중대한 범죄로 간주되는 수가 많다. 이것이 법 집행 방해(obstruction of justice)로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나 클린턴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정사 문제도 그 자체보다는 위증과 증거 인멸 등의 커버 업이 더욱 무거운 죄였다.
마사 담당 검사 제임스 커미는 “이 사건의 본질은 거짓말이다. FBI와 SEC(증권거래위원회)와 투자가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라고 기자 회견에서 단언 했다.
마사 스튜어트가 누구인가. ‘기회의 나라’ 미국의 대표적인 성공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폴란드 계의 가난한 이민 가정에서 자라 난 그녀는 모델, 증권 브로커, 케이터러(파티 등을 위한 주문음식 공급 사업가)를 거치면서 실내장식과 조경, 식생활과 파티·손님 접대를 종합하는 수십 억 달러 규모의 사업가로 승승장구했다. 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을 발간하고 전국 체인을 가진 TV 쇼를 방영해 왔다. ‘마사 스튜어트 식의 삶’은 미국인이 지향하는 바람직한 삶의 전형이었다.
이처럼 일취월장하던 그녀와 그녀의 회사는 인사이더 트레이딩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미 많은 손해를 입었다. 매출액과 수입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주가 하락으로 개인적으로 4억 달러 정도를 잃었다고 한다. 그녀는 기소되면서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만일 그녀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엄청난 고액의 벌금과 수년의 실형까지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
‘마사 스튜어트 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공의 정점에 서 있던 그녀를 이렇게 추락시킨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녀 자신이라는데 사건의 비극이 있다. 그녀는 한 때 증권 브로커로 일한 적이 있어 누구보다도 인사이더 트레이딩이 불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이미 수억 달러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하게 되자 몇 만 달러를 더 벌 수 있다는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수억 달러에 비하면 4만 5,000 달러는 양동이에 떨어지는 물 한 방울 정도나 될까. 무엇이 더 크고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치명적인 판단의 오류를 범했다. 마사는 이제 기껏 수 만 달러의 이익과 거짓말의 대가로 일생동안 쌓아올린 모든 것을 잃게 될 지도 모른다.
최근 한국에서는 강원도 평창에 2010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과 관련, 김운용 올림픽 운영위원의 석연치 않은 행동이 큰 추문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양이다. 올림픽 유치라는 공익과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사익 사이에서 그는 아마 사익을 선택했던 것 같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 때마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옳은 일인가를 제대로 판단한 사람만이 죽을 때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다.
잘 산 사람만이 잘 죽을 수 있다. 잘 산 사람이란 자신뿐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도 올바른 선택을 해 온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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