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의 고대 유적도시 밤 시(市)에 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28일 최종 사망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란 정부는 생존자 발견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나 당분간 구호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구호물자 공수와 구호요원 파견 등 이란과 외교관계가 단절된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각종 긴급지원노력이 계속됐다.
한편 이란 정부가 지진희생자들에 대한 적절한 구호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이 29일 지진 피해지역인 밤 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사망자 3만명 상회
지금까지 케르만주가 공식확인한 사망자 수는 2만2천명이지만 주당국의 한 관리는 이날 최종 사망자 수는 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밤 시(市)로 구호물자를 공수하던 이란 해군소속 헬리콥터 1대가 추락, 3명이 숨졌다고 이란의 학생통신 ISNA가 보도했다.
이와 함께 1만1천500명의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이란 내무부가 전했다.
◆생존자 구조활동 지속
자한바크슈 한자니 이란 내무부 대변인은 생존자 수색은 구조팀들이 더 이상 생존자가 없다고 확신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위스, 터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핀란드, 아제르 바이잔, 스페인,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이 이란의 지원요청을 받은 뒤 가장 먼저 달려와 생존자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탐지견과 첨단 초음파탐지장비의 도움으로 27일과 28일 양일간 1천명 정도가 잔해속에서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은 앞서 국제구조팀의 긴급지원을 호소하면서 생존자 구조활동이 28일로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스위스 제네바의 한 유엔 대변인도 추가생존자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잔해 등에 묻힌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는 최장시간은 72시간이며 29일 일출 때가 이번 지진 발생 후 72시간이 되는 시점이다.
27일 이후 밤 시 서부지역에서는 수백명의 시체들에 대한 매장작업과 함께 불도저 등을 이용해 잔해를 고르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은 대규모 매장지 주변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두손으로 쥐어잡은 채 고통스러워했다.
◆ 국제사회 구호물자 답지=
관영 IRNA통신은 구호인력과 의약품을 실은 미국의 항공기가 처음으로 케르만주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앞서 200명의 긴급구호요원과 함께 68t의 의약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이란 관리는 이란이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을 제외한 전세계 모든 국가로부터의 지원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간 외교관계는 이란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뒤 발생한 인질사건으로 인해 단절됐다.
이와 함께 스페인이 긴급구호를 위해 미화 2천만달러를 내놓기로 하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의약품, 텐트, 담요 등 구호물자 35t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시리아와 이집트가 각각 40t과 10.5t의 구호물자를 보내기로 했다. 또 태국도 25만달러 상당의 구호물자와 구호요원 3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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