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 21 법’ 발효 따라…결제대금 즉시 입금을
사람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상은 늘 변화하기 마련이다. 특히 테크놀로지의 진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현대에는 더욱 그렇다. 이 같은 또 하나의 좋은 예가 오는 28일부터 미연방차원에서 발효되는 ‘체크 21 법’이다.
이는 수표결제 시스템의 효율과 보안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것으로, 금융기관이나 수표취급 업소들이 종이수표를 전자 이미지의 대체수표로 변환해 이를 상대 기관에 전송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이른바 ‘온라인 뱅킹’에 새로운 장이 추가되면서 ‘종이 없는 사회’로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셈이다. 그러나 수표를 써서 발행하는 방식에는 이전과 다름이 없다.
미국에서 한 해에 발행·유통되는 수표가 400억장 정도이며, 이 법의 시행으로 금융기관간의 우편 발송비 등 수표처리 비용의 75%가 줄게될 것으로 보여, 국가적으론 엄청난 돈이 절약되게 됐다.
기상조건 악화시 수표의 운송문제로 결제가 지연되던 사태도 줄게 됐고, 상인들 역시 조만간 직접 은행에 갈 필요 없이 업소에서 수표를 스캐닝함으로써 예금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이제까지 여러 날 걸리던 수표결제가 하루만에 또는 심지어 수분 만에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수표계좌에 충분한 잔고가 없이 수표를 발행하면 수표가 바로 부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시로 수표책의 기록과 계좌잔고를 확인하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종전에 수표결제를 위해 ‘플로트’(float) 요령을 활용하던 사람들은 앞으로 이보다 신용카드 결제를 더욱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로트 수표란 수일씩 걸리던 수표결제 기간을 고려해 은행잔고가 부족한 상태에서 일단 발행한 수표로서, 발행자가 추후 해당금액을 입금해서 부도를 피하는 방식으로 이용돼 왔다.
또 이미 발행된 수표의 결제를 중지시키려 할 경우는 이전에 비해 충분한 시간이 없게되므로, 수표 발행 이전에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게 됐다. 한편으론 수표처리 기간이 크게 줄어들어서 수표사기 행위 역시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동시에 남에게서 받은 수표를 예입할 때는 그만큼 빨리 결제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법의 요구사항은 아니지만, 발행자의 계좌에서 일찌감치 인출해 온 돈을 은행이 적절한 이유 없이 수일간 붙들어 놓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은행들은 벌써 월 명세서와 함께 사용 수표의 전자 이미지 사본을 고객들에게 보내고 있으나. 앞으로는 더욱 많은 은행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소인수표(canceled check)보다는 대체수표 사본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미 사용된 수표를 보관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렇다고 일부 알려진 것처럼 이 같은 변화가 오는 28일부터 일제히 전 미국에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시행은 금융기관이나 수표취급 업소들에 따라서 다르게 진행된다. 법률적으로 의무 사항이 아니라 선택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뱅크 오브 뉴욕’은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는 안내문을 고객들에게 발송했지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이를 서서히 시행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문의: (201) 723-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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