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마일이란 확고한 제한속도가 있고 이를 철저하게 단속하는 경찰이 있기에 우리는 편안한 맘으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속도위반이 적발되었을 때의 혹독한 벌칙이 우리 대부분을 안전한 운전자로 만든다. 엄청난 벌금에 운전학교, 급격한 보험료 인상 등. 반면에 위반 벌점이 없는 경우의 달콤한 보상들이 우리를 더욱 조심스럽게 만든다.
그렇다. 확고하고도 엄격한 고통규칙들, 그러한 규칙을 일관성 있게 집행하는 경찰, 위반시에 따르는 예외 없이 적용되는 벌칙 때문에 우리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고속도로 주행을 하고 있다. 간혹 이러한 모든 것들에서 자유스러운 운전자들도 본다. 너무 많은 티켓을 받아 보험도 들지 못하는 사람, 세상살이를 포기하고 죽고 싶은 맘으로 운전하는 것 같은 사람, 정상적인 정신상태가 아닌 운전자들은 이러한 단속이나 제도에 초연하다.
음주운전 티켓도 한 두번이 무섭지 대 여섯번 넘어가면 포기하는 맘으로 운전대를 잡는 것 같다. 간혹 철저하게 제한 속도를 지키는 운전자들도 보게 된다. 운전 면허증을 빼앗겼거나 도피중인 지명 수배자들인 경우다.
이러한 상황을 우리 자녀교육에 적용해보자. 우리 아이들이 생활해야만 하는 공간들은 제한속도나 단속 경찰이 거의 없는 고속도로랑 다를 바가 없다. 금속 탐지기를 통과해서 들어가는 학교에는 해야만 하는 공부 이외에 갖가지 기발한 행동들을 하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아마도 내가 목격한 고속도로 상에서의 과외행동들 보다 훨씬 다양할 것이다. 학년이 올라 갈 수록 자율성이 강조되기에 간섭이나 단속은 느슨해져가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는 자신이 책임지도록 교육되어진다.
한마디로 자신의 운전속도는 자신이 결정하도록 권장된다는 얘기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는 물론 자신이 져야하기에 제한속도를 지키고 싶지만 소위 말하는 peer pressure 즉 주위 친구들로부터의 압력들에 눈치가 보인다. 주위 모두가 90마일로 달리는데 혼자서 65마일로 계속 달린다는 것은 어지간한 의지나 배짱이 없이는 힘든 일이다. 생일 파티에 모인 모든 친구들이 하는 술, 담배, 혹은 마리화나. 계속 권유하고 회유하는 친구들에게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키워 지는 것인가? 자긍심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다. 이러한 자긍심은 가정에서 부모들로부터 키워지는 것이다. 항상 욕하고 고함지르고 윽박지르는 가정에서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자녀가 나올 수는 없다.
행동수정은 긍정적인 자아 긍정적인 가정 긍정적인 사회 긍정적인 국가 더 나아가 긍정적인 세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항상 칭찬하고 서로가 자랑스러워하는 가정환경에서 굳건하고 긍정적인 자아의식을 가진 자녀들이 양육될 수 있다. 나를 존중하기에 타인들도 존중할 줄 아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가 되어진다. 남들이 보기에는 못 생기고 아둔한 것 같은 자녀일지라도 그 부모가 워낙 귀하게 여기는 것을 보면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된다. 반면 아무리 잘난 아이도 그 부모가 함부로 대하면 남들도 그 같은 대접을 하게 되는 법이다. 모든 잘못된 것은 남 때문이거나 운이 나빠서 라고 믿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가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믿는 긍정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기 빛깔을 지니고 잘못 된 것들과 타협하지 않으며 꿋꿋이 살아 갈 수 있는 자신감 있는 자녀들로 키워야 한다. 그 출발점과 종착역은 가족일 수밖에 없다. 부드럽고 인자하면서도 부모의 권위를 잃지 않아야 한다. 최대한 허용하면서도 옳지 않은 상황에서는 과감한 제재를 가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운전자의 권리는 최대한 존중하면서 도 확고한 제한 속도가 있고 위반시에는 강력한 벌칙을 가하는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주헌
<교육심리학 박사·행동수정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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