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등 1억↑…집값 다시 뛰나
서울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 집값이 최근 수천만원에서 1억원 가량 오르면서 연초부터 집값 불안의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급등세는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두 차례나 오르고 8ㆍ31 부동산 종합대책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집값이 안정될 것이란 시장 전망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아직 국지적인 상승에 그쳐 주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지는 않지만 3월 판교 분양을 앞두고 있어 집값 상승의 압력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강남 집값 급등은 지난해 초 압구정동 일부 단지의 초고층 재건축 추진으로 인한 아파트값 폭등세를 꼭 빼 닮았다. 강남구 청담동 한양아파트가 지난해 말 35층으로 재건축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중인 압구정동 현대 등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의 호가가 5,000만~1억원씩 뛰었다.
서울시가 최근 3종 일반주거지역내 아파트 재건축 용적률을 210%에서 230%로 상향 조정키로 하면서 해당 지역에 포함된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호가가 3,000만원 올랐다.
강동구 고덕지구는 지구단위계획 확정과 고덕주공1단지의 건축심의 신청 등으로 지난 주 평균 1,000만~1,500만원 올랐다.
경기 분당과 용인 일부지역도 판교 분양 영향으로 가격이 꿈틀거릴 조짐이다. 정자동 J공인 관계자는 “판교 중ㆍ대형 분양가가 평당 1,800만원이 넘을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기존 집값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분당 H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판교 분양을 호재로 주변 지역 집값이 폭등한 것처럼 올해도 판교 분양이 인근 부동산 가격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은 실거래가 없는 호가 장세일 뿐, 곧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압구정동 H공인 관계자는 “호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매수자들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면서 “실거래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추가 상승은 한계가 있는 만큼 조만간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강남권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 수급 조절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는 강남 수요를 흡수할 송파신도시(4만6,000가구 예정)가 계획대로 건설될 경우 향후 5년간 강남권 택지에서 10만여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강남 3개 구에서 1만1,000가구, 분당과 용인에서도 지난해 보다 2배 가량 많은 1만7,000가구가 입주를 하게 돼 공급확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올해 중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집값도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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