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수 경 <임상심리학 박사·로이스교육원장>

양극성 장애라고 하는 조울 증세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문제로 알려졌었지만 요즈음 새로운 연구 결과 보통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자주 나타나는 증세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증세는 종종 오진되거나 무시되곤 하고 있습니다.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나타나는 조울증 증세는 어른들에게 나타나는 증세와 판이하게 다를 뿐 아니라 다른 심리적 문제들과 흡사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우울증, 반항성 장애, 품행 장애, 강박 장애, 불안장애, 분리 불안 장애 등으로 오진되는 경우 항울제나 흥분제로 치료를 해 보지만 증세를 악화시키곤 합니다. 현재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로 진단된 어린이 중 1/3정도는 조울 증세를 오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른들이 많은 조울 증세는 조증을 앓는 동안 사고력이 향상되고 에너지가 충만하고 적극적이 되면서 더 창조력이 좋아지고 머리가 잘돌고 성욕이 향진되곤 합니다. 이런 단계를 지나면서 위험한 판단을 하기 일쑤이고 충동구매를 하고 무차별적인 성적 행위를 하는데 그동안 짜증과 피해망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우울증으로 내려가면서 잠을 지나치게 자거나 기운이 없고 우울하고 희망이 없으며 온몸이 아프고 두통 증세를 호소합니다.
어린이나 청소년인 경우는 이런 조울 과정이 시간을 가지고 나타나기보다는 하루에도 몇번씩 자주 변하면서 나타나는데 흔히 보이는 증세는 고정적이고 반항적이며 심한 짜증을 보이고 증오심을 촉발하기도 합니다. 벽에 구멍을 내거나 부모와 형제 또는 집에서 기르는 짐승들을 위협하거나 구타를 하거나 하게 됩니다. 행동이 향진 되어 있고 짜증스러우며 기분이 자주 변하고 자주 화를 내고 화내는 시간이 길며 이 증세는 유전적이므로 흔히 집안에 기분 장애나 알콜 관련장애 환자가 있습니다. 갓난 아이 때부터 다른 아이와 달리 잠을 고르게 자지 않고 짜증스럽고 달래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잠을 별로 안자고 똑똑해 보이고 어른스러우며 창조력이 놀랍고 모든 것을 다른 아이보다 빨리 열심히 하는 듯 합니다. 분리 불안장애가 심하여 아이를 내려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심하게 떨어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른 증세로는 밤에 악몽을 심하게 꾸고 그 내용 또한 무척 끔찍하곤 합니다. 죽음과 헤어짐에 대한 집념이 너무 심해서 정도를 벗어나 보입니다. 많은 유사한 점이 나타나지만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세를 나타내는 어린이와 구별을 하려면 아래와 같은 점을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어린이는 조심성이 없어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부수거나 하지만 양극성 장애 어린이는 화가 나서 일부러 부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2)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어린이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도 20∼30분정도 이후에는 진정이 되지만 양극성 장애 어린이는 몇시간씩 화를 심하게 내곤 합니다.
3) 화를 내는 동안 생각하는 것과 행동 언어가 너무 심하게 바뀌고 끝이 난 후 기억을 잘하지 못합니다.
4) 화를 내는 원인들도 판이합니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아이들은 감각이나 기분이 너무 심하게 흥분돼서 일어나지만 양극성장애 어린이는 누가 자신의 행동을 제한하고 못하게 할 때 나타납니다.
5) 감정이 변할 때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어린이는 심한 우울 증세를 보이지 않는데 비해 양극성 장애 어린이는 기분의 저하가 심하고 아침에 특히 우울해 합니다.
6) 성적인 면에 강한 관심을 일찍이 보이고 사건이 일어난 후 그 상황을 아주 판이하게 해석 하여 주위 사람들을 의아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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