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손 <심리학 박사 >
지난 1월30일 Newsweek지에 ‘The Boy Crisis’라는 제목으로 오늘날 미국 남자아이들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있었고 이 문제를 수지 오 박사의 칼럼에서 2월 13일에 상세히 다룬 적이 있었다. 수지 오 박사는 남자 고등학생들 중 40%가 이혼 및 편모슬하에서 아버지 없이 자라는데 이런 “아버지가 없는 남자아이는 지도가 없는 탐험가와 같다” 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필자가 일과에서 만나는 8세에서 18세 사이의 남자아이들의 약 90%는 아버지의 올바른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자라나는 아이들이다. 일찍 이혼하거나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가 없거나, 아버지가 폭력과 폭언을 아내와 자녀들에게 행사해서 카운티 DCFS의 개입으로 가족으로부터 격리되었거나, 아니면 아버지가 직업적인 일이나 다른 사무로 인하여 아들의 성장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결핍된 성장기를 보낸 경우가 그러하다.
이런 남자아이들은 다른 남자들, 특히 어른 남성과의 인간관계를 매우 불편해 한다. 심리치료를 위해 필자와 단둘이 밀폐된 작은 공간에서 1시간 동안을 마주 앉으면 가장 두드러지는 행동이 불안하고 불편해하는 심리상태를 드러내는 행동이다. 시선이 마주치는 것을 피하고자 하며, 어쩌다 눈길이 마주치면 얼굴표정이 경직되면서 발이나 다리를 떨거나 이내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린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평온한 심리상태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보인다. 이들은 분노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는 심리상태로 다른 어른 남자들과 관계를 유지하는데 익숙하지 못하다. 그래서 이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상대는 친구들이다. 친구들과 놀 때는 활달해 보이고 매우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정말 저 아이들이 어른 남자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하는지 의문이 가게 된다.
이 아이들이 장차 사회에 진출하여 사회지도자나 전문직업인으로 성장하고자하면 전문교육이나 훈련을 필요로 한다. 전문직업인이 되는 과정에서 수퍼바이저(supervisor)와 감독을 받는 사람(supervisee)의 관계를 거치지 않는 주류사회 전문직업분야는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만나는 수퍼바이저는 이민사회구조상 흔히 백인남성이라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즉 다른 인종의 남성들과 인간관계를 풀어나가야 되는 것이다.
이런 인간관계를 불안과 분노의 감정상태를 배제하고 능동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서 확실하게 배울 수 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아버지가 평상시 하기 싫어하는 일, 하기 어려운 일, 그리고 잘 하지 않는 일을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이 되겠다. 가령 주말에 친구들과 골프 치는 일을 더 즐기는 아버지라면 주말에 자녀와 골프를 치는 일이 평상시 하기 싫어하는 일이 된다. 자녀의 실수를 보면 고함이나 질책이 먼저 앞서는 아버지라면 인내와 관용을 보이는 것이 평상 하기 어려운 일이 된다. 아들과 둘이 마주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일이 없다면 아이의 기분을 묻고 기분에 귀 기울이는 대화(3월 6일 필자 칼럼 참조)를 하는 것이 평상시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다.
다른 성인 남자를 마주 대하고서 불안, 분노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기분과 주장을 내세우는 감정관리 능력을 아버지를 통해서 배우지 못하는 남자아이들은 질서조직 속에서 직위가 다른 남성들과의 관계를 주로 종속적, 굴욕적, 감정적 방법으로 처리하게 되며 대인관계의 상황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고 주로 분노를 폭발시키거나 불안으로 회피하고는 한다. 아들에게 아버지가 평상시 잘 하지 않는 일, 하기 어려운 일, 그리고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는 가장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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