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초 신고전 경제학의 태두 알프레드 마샬이 경제학을 ‘Economics’로 명명하기 전까지 경제학은 ‘Political Economy’ 즉 정치 경제학으로 불렸다.
‘Economy’란 고대 그리스어로 ‘House’ 와 ‘Managing’의 합성어로 ‘집안 관리’라는 뜻이다. 대체로 경제라는 말은 물질의 효율적 관리로 더 많은 부의 창조와 축적, 그리고 효율적 소비 분배를 관리하는 것이다. 경제는 이처럼 정치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통화정책은 이제 정치보다는 단순 심리적(cognition) 성격이 더 많아 보인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지난 주 17번째 연속 단기이자 인상을 단행한 것은 이자율 인상의 심리적인 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미 일년여전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단기 이자율이 대략 3% 정도는 더 올라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일치했었다. 즉 이자를 인위적으로 너무 내렸다는 뜻이 었다.
그러나 연방 은행은 0.5%나 1% 보다는 0.25%씩 야금야금 단기이자를 올림으로써 대폭 이자 상승으로 경제에 올 수 있는 충격을 피하고 미국 경제를 작은 이자율 인상에 면역이 되도록 하여 필요 이상으로 이자를 올림으로써 후일 다시 이자를 내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17번째 연속 단기이자 인상의 직접 배경은 물론 악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이다. 벤 버냉키 FRB의장은 단기금리 인상 중단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의 여지도 남겨 놓았다.
이같은 그의 언급은 당장에 한창 빠졌던 주식 가격의 큰폭 상승과 채권 가격의 강세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정보시대를 살고있는 투자자 및 투기자들은 만사를 속단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와 통화 정책 수립자들은 상황 전환용으로 가끔 바로 그들의 성급한 심리를 노리고있다. 그래서 그들은 버냉키 의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울고 웃는 피에로가 되는가보다.
주지하다시피 악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그에 따른 단기 금리인상의 배후엔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폭등과 부동산 가격의 거품 및 달러 가격의 하락이 있었다.
금리 정책 수립자의 의중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과 원자재 가격의 안정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
현재의 단기금리는 1년전 경제 전망가들의 예측보다도 다소 높은 편이다. 이자가 높아진 주요한 이유는 미국의 이라크 전 수행과 수년 전 대량 감세와 유례없는 이자 인하 조치로 거의 전 세계적인 경제 활황이 유도되었기 때문이다.
경제 활황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 미국 정부는 주택가격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소위 핵심 인플레이션을 계속 3% 내외로 발표했지만 많은 가정에서 가계 지출의 50%가 넘는 에너지 비용과 집 페이먼트 증가를 핵심 지표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거의 기만 행위다.
핵심 인플레이션과 연계된 소셜 시큐리티 비용 인상을 줄일 수 있겠지만 물가 상승에서 오는 서민들의 고통을 줄일 수는 없다. 그러나 금값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부동산 가격이 조정국면에 들어가고, 지금처럼 단기이자가 장기이자 보다 높은 비정상(inverse) 상황이 오래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 동안 FRB의 심리적 통화 정책은 대체로 성공해 왔다. 그러나 경기 활황으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이 지연되고,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호조가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의 우려는 상당 기간 지속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구본태
퍼스트 스탠더드
은행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