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한인학생에 득? 실?
시장 vs 교육감 양보없는 힘겨루기‘팽팽’
특별법 내달말 가주 상원서 최종 표결
한인사회 입장 표명으로 주목받을 기회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과 로이 로머 교육감이 LA통합교육구(LAUSD) 개혁안을 놓고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했다. 치열해지는‘전쟁’의 결과에 따라 LAUSD 각급 학교에 재학중인 2만1,000여명 한인 학생들의 미래도 엇갈릴 전망이다. LA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한 이번 사태를 분석했다.
■배경
개혁안은 현 교육정책을 ‘실패작’으로 보는 관점에서 시작됐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중퇴율 50%, 재학생 80%의 영어, 수학 실력 미 전국수준 미달 등을 보고한 하버드 대학 연구서 등을 증거로 내밀며 실패 원인을 경직된 관료주의에 젖어 있는 교육위원회와 교육감 탓으로 돌렸다. 고위층 물갈이 없이는 학생들의 교육 경쟁력이 높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구 지도층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주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학업성적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사실이 LA시장의 정치적 야망 때문에 왜곡됐다는 것이다. 20일 로머 교육감은 통합교육구가 실패작이란 주장은 2차 대전 때 일본계 미국인을 반애국적 민족으로 몰아 집단수용소에 집어넣었던 마녀사냥과 같다는 극단적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이런 분노에 동조하는 세력 또한 만만치 않다.
■향후 전망
당초 비아라이고사 시장의 계획은 주정부 관리하에 있는 교육구를 LA시장이 접수해 직접 관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심한 반발로 지역 군소 도시 시장들과 협의회를 구성해 교사노조와 ‘통치권’을 공유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또 주민 찬반투표를 통해 개혁안을 밀어붙이려던 계획도 주의회 특별법 제정으로 변경했다. 특별법은 수주 전 가주 상원 교육위원회를 통과했고 8월 말 최종 표결에 부쳐진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최근 자신의 사조직과 선거팀을 재가동했다. 선거전과 같은 여론 몰이로 반대 세력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9일 흑인, 라틴계 학부모들과의 포럼을 가진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예전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학생들의 등교를 막았지만 지금은 교육 경쟁력이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인종을 넘어선 지지가 절실한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한국어 방송 출연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교육구 지도부는 주의회가 특별법을 채택할 경우 위헌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한인사회
교육 개혁안의 정치 이슈화는 한인사회가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개혁안이 백인-아시안, 흑인-라틴계간 성적 차이, 그리고 한인 학생들에게 가져올 이익이 무엇인지 따지는 관심을 보일 때 “정치인을 행사에 초청해 사진 찍기에만 관심 있는 집단이 더 이상 아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인식된 한인 학부모들의 이미지를 변경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관점도 있다. 교육정책 같은 큰 이슈에도 관심을 보일 때 백인 학부모회 같이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05∼06학기연도에 LAUSD 재학생 중 아시아계는 2만7,379명이었고, 이중 80% 정도인 2만1,000여명이 한인 학생들로 추산되고 있다. 교육구 공보실 측은 ESL 학생들 외에는 출신국가별 분류를 하지 않아 정확한 숫자가 없지만 교육구 내 아시아계 학생들의 80% 이상은 한인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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