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주, 컷-아웃 기법 응용
실물사진 신비롭게 이미지화
순간을 포착, 영원한 환상으로
지난달 29일 칼스테이트 롱비치 유니버시티 아트 뮤지엄이 개막한 ‘환상의 섬: 롱비치의 원유 시추 플랫폼’전에는 석양을 찍은 사진 4점이 걸려있다.
사진작가 수 김
수 김 작 ‘할라’(Halla·Hand-cut C-print·2004)
수 김 작 ‘화이트 아일랜드’(White Island)
한인작가 수 김(37·오티스 칼리지 아트 앤 디자인 사진학과 교수)의 작품들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인공적으로 건축된 해상 플랫폼 전경을 마치 환상의 섬처럼 보이도록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수 김은 사진이란 매체에 핸드 컷-아웃 기법을 사용해 순간의 포착을 영원 혹은 환상으로 바꾸는 작업을 한다. 그것도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원하는 순간을 포착하려는 기다림, 일일이 손으로 컷-아웃을 하는 느릿한 작업 자체를 즐긴다.
2004년 작품인 ‘할라’는 소파에 누워 잠들어 버린 소녀와 유리탁자에 비친 모습을 찍고, 컷-아웃을 이용해 눈송이가 내려앉는 이미지를 창출했다. 마치 환상을 보는 듯 꿈꾸는 듯한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
순수 사진예술을 하다보니 카메라 렌즈와 빛 외에는 그 어떤 변형도 용납되지 않아 뭔가 새로운 걸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콜라주, 컷 아웃 등을 응용해 사진의 일부를 지우고 다른 이미지를 결합시키는 작업에 빠져있다.
요즘 할리웃 앤 하이랜드 메트로 지하철역에 걸려있는 3×4피트 크기의 사진 설치작 7점도 그녀의 작품이다. ‘당신과 내 소유의 미래’(The Future’s Owned By You and Me)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이 사진들은 2001년 LA카운티 교통국이 위탁한 공공미술프로젝트 ‘메트로 아트 라잇박스’출품작. 여행사진을 몇 장 골라서 컷 아웃으로 신비의 여행을 만들어냈다. 창 밖 풍경을 바다 속 세상으로 바꾸고 지겹도록 보는 빌딩 숲을 이국적 이미지로 바꾸었다. 몸은 지하철역에 있어도 마음은 다른 목적지를 꿈꿀 수 있는 자유를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수 김은 UC리버사이드 스튜디오 아트학과와 칼 아츠 대학원에서 비평과 영화·비디오를 전공했다. 2006년 패사디나 뮤지엄 오브 캘리포니아 아트가 개인전 ‘수 김: 그들은 하늘을 바라보지 않는다’를 열었고, 2004년 오렌지카운티 뮤지엄 오브 아트 캘리포니아 비엔날레 참여작가이자 더피 파운데이션, LA사진연구센터 수상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LA카운티박물관과 캘리포니아 사진박물관, 스트라우스 컬렉션, 오빗츠 컬렉션 등이 소장하고 있다.
‘환상의 섬’
(Fantasy Islands: Landscaping Long Beach’s Oil Platforms)
칼스테이트 롱비치 유니버시티 아트 뮤지엄(1250 Bellflower Bl.)에서 10월15일까지 계속되는 ‘환상의 섬: 롱비치의 원유 시추 설비’는 4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이다. 1965∼68년 롱비치 항구에 해상 플랫폼을 설계했던 조경 건축가 조센 리네시의 드로잉과 사진을 보여주고 있으며, 수 김의 컨템포러리 컬러 이미지 4점이 함께 전시돼 있다. 갤러리 개관시간은 화∼일 정오부터 오후5시. 목요일 정오부터 오후8시. 문의 (562)985-5761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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