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선조의 얼 되새기시며
지난 9일 새크라멘토 한인 합창단(단장 이창섭)은 다뉴바시를 찾아 이민선조들의 얼을 되새겼다. 이민 역사 100년의 길을 연 다뉴바시는 선조들의 꿈과 애환이 담긴 곳이다.
리들리의 커다란 공원 묘지 한쪽 모퉁이에 PAIK, KIM, BABY 등으로 소박하게 묻혀있는 이민 선조들의 흔적은 동양인에게 화장을 강요했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50여 명의 한인 합창단원들은 묘소에 헌화하고 참배를 마친 후 한 단원의 즉석 제의로 아리랑을 합창했다.
이어 다뉴바 고등학교 카페테리아에서 환영 만찬을 주최한 마이크 스미스 시장을 비롯한 부시장, 시 의회 및 시 관계자들은 새크라멘토 한인합창단의 방문에 감사와 환영의 뜻을 표했다.
리들리와 다뉴바 도시를 배경으로 이민 선조들의 애환을 그린 영문 소설 ‘기러기의 여행’ 저자인 제이슨 리 합창단원은 음악회에 앞서 “다뉴바 도시는 한인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스민 곳”이라며 한인 이민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 국가에 이어 애국가를 부르는 단원들은 벅찬 감동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엄미사에 이어 합창단이 한국정서가 담긴 아리랑, 도라지, 남촌 등을 선사하고 드럼과 베이스 기타가 가미된 ‘최진사댁 셋째 딸’을 신명나게 부르자 관객들도 호응했다.
특히 테너 이제호씨와 소프라노 이윤연씨는 오페라 형태로 연출한 ‘카타리’로 관객들과 함께 노래 일부분인 “라~ 라라”를 합창하는 등 능숙한 무대 매너와 재치를 발휘했다.
이날 LA지역 오르간 리스트 김영선씨와 북가주 베이스 이의건씨가 합류, 합창단의 이미경 반주자, 이제자 지휘자와 완벽한 호흡을 이뤄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음악회를 선사했다.
차만재 중가주 한인역사연구회 회장은 이날 공연장을 방문, 합창단에게 성금을 전달했다. 또 이민 역사가 숨쉬는 곳에서 한인 음악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프레즈노와 인근 지역 한인 40여명이 참석,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
1922년 하와이에 태어나 1959년부터 줄곧 다뉴바에서 생활해 왔다는 이민 역사의 산증인 로버트 김(83세)옹은 “애국가를 들으니 가슴이 벅차 눈물이 난다”며 말끝을 흐렸다.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앵콜을 받은 합창단은 크리스마스 캐롤을 관객과 합창하며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김미경 기자>
jane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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